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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방 가라 했더니 '꼼수'…규제 비웃는 수도권 데이터센터
지방 안 가고 규제는 회피
수도권 데이터센터 90% '미니형'
수도권 데이터센터 90% '미니형'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신청 처리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경기·인천에서 설립된 데이터센터 중 10메가와트(MW) 미만의 전기사용을 신청한 건수는 64건으로, 전체 신청(72건)의 88.9%에 달했다. 지난해(31건)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쓰려면 규모에 따라 사용 승인이 필요하다. 통상 10MW가 넘으면 중형 이상, 그 아래는 소형으로 분류된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에선 중형 이상 데이터센터 건립이 중심이었다. 2023년 전체 11건 중 10건, 2024년 전체 7건 중 5건이 10MW 이상 신청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2025년부터 10MW 이상 신청은 전체 33건 중 2건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2024년 분산에너지법 시행에 따른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의 도입 때문이다. 이 제도는 발전소가 있는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분산시키겠다며 탄생했다. 10MW 신청에 대해선 지방재정 기여도·전력 자립도·전력공급 여유 등을 따져 평가체계를 만든 것이다. 사실상 수도권에선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도입 취지와 반대로 작동하는 상황이다. 사업자들이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대신,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몸집을 살짝 줄여 짓기 시작하면서다. 실제로 올해 수도권의 10MW 미만 신청 건수 중 9MW대 ‘턱밑 신청’은 총 52건(81.3%)을 차지했다. 고객사와 조금이라도 가깝고, 대출·인력 확보 등에서 난도가 쉬운 수도권을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주민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현행법상 동일 사업자는 이 같은 ‘쪼개기 건립’이 불가능하다. 다만 각기 다른 사업자가 9MW대 데이터센터를 인접해 지으면 변전소 용량만 충분하다면 가능하다. 실제로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형 데이터센터 두 개가 들어서고 있어 주민들이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 의원은 “현행 10MW 기준의 적정성을 다시 점검하고 주거밀집지역이나 도심지역은 기준을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며 “시설이 인접할 경우를 대비한 누적 영향 검토 기준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