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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가던 아저씨 옷인데"…제니·주우재 입자 '품절 대란' [트렌드+]
韓 프리미엄 아웃도어 시장에서 펼쳐진 中·日 전쟁
中 기업 된 아크테릭스·살로몬
日 티톤브로스·몽벨, 대항마 되나
티톤브로스, 다운·한국 디자이너 협업 확대
몽벨은 직수입 강화…전문 아웃도어의 일상복 경쟁
中 기업 된 아크테릭스·살로몬
日 티톤브로스·몽벨, 대항마 되나
티톤브로스, 다운·한국 디자이너 협업 확대
몽벨은 직수입 강화…전문 아웃도어의 일상복 경쟁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출발한 아크테릭스, 살로몬은 기능성 의류와 신발을 패션 상품으로 확장했다. 일본 브랜드들은 각자의 기술적 배경을 앞세워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티톤브로스는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운과 디자이너 협업을, 몽벨은 일본 본사 상품의 직수입과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소형 잡화를 성장 수단으로 삼았다.
중국 자본 만나 성장…브랜드의 뿌리는 유지
다만 캐나다, 프랑스에서 축적한 브랜드의 역사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인수 당시 컨소시엄은 안타스포츠의 중국 유통망과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활용해 아머스포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브랜드를 중국 브랜드로 바꾸기보다 제품 개발과 시장 확장에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뜻이었다.
아머스포츠는 이 방향을 유지하면서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아머스포츠가 지난 8월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아크테릭스가 주도하는 테크니컬 어패럴 부문 매출은 32%, 살로몬이 중심인 아웃도어 퍼포먼스 부문 매출은 37% 늘었다. 아머스포츠는 살로몬의 신발·의류 등 소프트굿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두 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크테릭스 국내 유통을 맡았던 넬슨스포츠는 2024년 매출 161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157억원보다 약 39% 늘었다. 이후 아크테릭스는 한국 법인을 통한 직접 운영으로 전환했다. 한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450억원이며, 올해는 2000억원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살로몬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머스포츠코리아의 매출은 2023년 671억원에서 2024년 1120억원으로 약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74% 늘어난 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850억원으로, 올해 목표는 2500억원이다.
아웃도어를 도시의 옷으로
티톤브로스는 2008년 일본 아웃도어 전문가 노리 스즈키가 설립한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LF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티톤브로스는 실제 현장 사용자들과 제품을 개발하고, 퍼텍스·도레이·폴라텍 등 기능성 소재 기업과 협업해 기술력을 쌓았다. 기능을 구현하는 소재와 실루엣 자체가 디자인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기능이 곧 디자인(Functional Beauty)'이라는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운다.
티톤브로스의 올해 가을·겨울 전략은 이 기술적 배경을 유지하면서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상품을 늘리는 것이다. 짧은 기장과 와이드핏·코쿤핏, 투톤 색상 등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을 확대한다. 등산과 백패킹 고객뿐 아니라 소재와 스타일을 함께 따지는 고객까지 겨냥한다.
핵심 상품은 '얼라이브 다운'이다. LF는 지난해 판매 반응을 바탕으로 올해 스타일 수를 전년의 4.5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경량·중량·헤비 다운으로 제품군을 나눠 소비자가 기온과 착용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인기 다운의 두께와 형태를 다양화해 계절별 구매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정리'와의 첫 협업도 같은 방향이다. 티톤브로스는 아웃도어 기술력에 정리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이니마·폴라텍 등 기능성 소재를 도시적인 실루엣에 적용했다. 전문 장비에 쓰던 소재를 일상복으로 옮겨 브랜드를 접하는 경로를 넓히는 시도다.
몽벨은 다른 길을 택했다. 1975년 일본에서 설립된 몽벨은 'Function is Beauty'와 '가볍고 빠르게(Light & Fast)'를 제품 개발 원칙으로 삼는다. 기능을 위한 설계와 경량화가 브랜드의 출발점이다.
과거 몽벨은 '아저씨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방송인 주우재, 차정원 등 패션 아이콘들이 몽벨 패딩을 입는다 하면 제니가 몽벨의 폴딩 선글라스를 쓴 모습이 공개되면서 MZ세대의 '핫'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직수입 상품의 비중을 높이며 일본 본사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몽벨의 직수입 라인 매출은 2024년 100억원에서 2025년 20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판매를 맡은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은 올해 직수입 제품 기준 매출 목표를 27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35% 높은 목표다.
몽벨의 매출 성장을 이끈 상품은 경량 백팩과 코인 지갑, 선글라스 등 10만원 미만 소형 액세서리다. 여기에 일명 '주우재 패딩'으로 불리는 다운도 품절 대란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현지 매장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쓸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몽벨의 소형 잡화 전략은 소비자가 고가의 기능성 재킷을 구매하기 전에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가방이나 선글라스를 구매한 고객이 다운과 바람막이 등 의류까지 구매한다면 상품군 확대가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티톤브로스가 디자인 선택지를 넓힌다면 몽벨은 구매 금액과 품목의 선택지를 넓히는 셈이다.
유행 넘어 반복 구매로
현재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아크테릭스와 살로몬은 기능성을 인정받는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막강한 입지를 다졌다. 티톤브로스와 몽벨이 두 브랜드의 대항마로 자리 잡으려면 특정 다운이나 잡화의 인기를 다른 상품의 구매로 연결해야 한다는 평가다. 특히 '재구매율'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 관계자는 "국내보다 여가 활동으로 등산이 훨씬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일본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브랜드 철학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 부분이 국내 사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근간으로, 본연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핵심 상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