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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상위 1% 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80% 가까이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기업 비중은 8년 연속 상승해 전체 신고법인의 55%에 육박했다. 법인세 과세 기반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수 대기업의 실적이 법인세 세수를 결정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신고법인 가운데 수입금액(매출) 기준 상위 1%인 1만865곳의 총부담세액은 56조1435억원으로 전체 법인의 총부담세액 72조1714억원의 77.8%에 달했다. 전년 73.9%보다 3.9%포인트 상승해 2022년 78.5%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위 10%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들 기업이 부담한 법인세는 66조2067억원으로 전체의 91.7%를 차지했다. 전년 90.3%보다 1.4%포인트 높아졌고 2019년 9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매출 상위 10% 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중은 단 한 차례도 90%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수입금액, 즉 매출 규모에 따라 법인을 분위별로 나눠 세 부담 현황을 집계한다. 지난해 매출 상위 1% 기업은 전체 법인 매출의 72.4%를 차지했지만 법인세 부담 비중은 이보다 높은 77.8%였다. 상위 10% 기업은 전체 매출의 90.3%, 법인세의 91.7%를 차지했다.

반면 법인세를 내지 않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총부담세액이 없는 법인은 59만6921곳으로 전체 법인세 신고법인 108만6503곳의 54.9%에 달했다. 전체 법인의 절반 이상이 최종적으로 부담한 법인세가 없었던 셈이다. 법인세를 내지 않는 기업 비중은 8년 연속 상승했다. 이들 기업에는 적자가 나 과세할 소득이 없는 법인뿐 아니라 흑자를 내고도 세액공제·감면 등을 적용한 결과 최종 부담세액이 없는 법인도 포함된다.

법인세를 실제 부담하는 기업의 저변이 좁아지면서 소수 대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법인세 쏠림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올해 들어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법인세는 13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1조8000억원, 추경 대비 35조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46조7000억원, 98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두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의 2.7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폭등으로 내년 법인세 수입은 216조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세 전망치(180조원)보다 36조7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