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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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 포천의 한 국도변, 주유소를 연상케 하는 높고 커다란 지붕에 편의점 ‘CU’의 간판이 달려 있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CU 소흘IC점’이다. 지난해 말 폐업한 주유소가 편의점으로 탈바꿈했다. 430㎡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주차장은 물론 리클라이너 의자를 갖춘 휴게 공간까지 마련했다. 인근을 오가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이색 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난달 매출은 전월 대비 21.6% 늘었다.

CU 소흘IC점은 최근 편의점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틈새 입지’ 공략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편의점의 출점 영역은 주택가와 오피스 등 전통적인 상권을 넘어 폐주유소와 우체국, 골프장, 공장, 물류센터, 바다 위 크루즈선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심 상권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틈새 입지에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심 포화에 눈 돌린 업계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지난 8월 말 기준 5만3475개로 전년 동월 대비 0.7% 줄었다.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다. 도심 입지 포화로 인해 양적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업계는 경쟁이 덜하면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입지를 발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기름 넣으러 왔다가 깜짝"…폐주유소의 '뜻밖의 변신'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폐업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유소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좋은 입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영업을 중단한 곳이라도 편의점으로 전환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이미 있는 공간의 빈 곳을 활용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BGF리테일은 지난달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우체국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CU 출점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 우체국은 3300여 개에 이른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은 무인화 기술을 활용해 일반적인 점포가 들어가기 어려웠던 곳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남 여수 GS칼텍스 2공장에 있는 ‘컨테이너형 무인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상가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정유시설 내 유휴 부지에 18㎡ 크기의 특수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QR코드 출입 및 셀프 결제 시스템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SNS 명소까지 노린다

편의점의 출점 영역은 육지를 넘어 선박까지 확장됐다. GS25는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울릉크루즈 내부에 개방형 점포를 열고 울릉도 특화 맥주인 ‘서울릉라이스라거’를 비롯해 주류와 간식류 등 10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도심 외곽에 있어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물류센터와 골프장 등도 GS25가 선점한 틈새 입지다. GS25는 엘리시안강촌CC와 더헤븐CC, 제주테디밸리CC 등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편의점 자체를 방문의 ‘목적지’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지역 특색을 매장에 접목해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서울 CU은평한옥마을점, 제주 CU혼저옵서예점, 경남 CU남해평산점 등은 SNS에서 인증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GS리테일이 제주 한라산 해발 1100고지 휴게소를 리뉴얼해 문을 연 GS25 1100고지점은 한라산을 조망하며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