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및 미국 내 주요 프로젝트 건설에 관한 한국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국 산업통상부도 미국시간 30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1일 오전 4시30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韓은 "추후 협의"라는데…중간선거 노린 트럼프의 '알래스카 청구서'
한국 정부는 지난주 국회에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대미 투자 계획을 보고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구체적인 관련 발표가 뒤따르지 않았다. 지난 25일까지 워싱턴DC에서 사흘간 이어진 미·중 정상회담으로 발표가 늦어졌다.

하루 앞서 발표 계획을 보도한 미국 매체는 모두 알래스카 LNG 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블룸버그는 “오랫동안 지연된 알래스카 천연가스 수출 사업에 대한 한국의 540억달러 투자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여기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양국 간 명확한 합의가 있었던 다른 투자 프로젝트와 다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규모도 크지만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정도가 기존 한국 입장이었다.

이 사업은 2029년까지 북부 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까지 1200㎞ 가스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2029년 알래스카 주민에게 가스 공급을 시작하고 2031년까지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에 LNG 터미널을 건설해 수출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시행을 맡은 글렌파른은 1단계 파이프라인 설치에 132억~169억달러, 2단계 터미널 건설에 236억~284억달러, 북부 가스전 처리시설 건립에 72억~92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올해 6월 밝혔다. 합쳐서 최대 545억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한국이 여기에 540억달러를 투자한다면 사실상 사업 전체를 한국 돈으로 수행하게 된다.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알래스카는 건설 인력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현지 주민 고용 등의 조건이 추가되면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건설 자재 및 장비 가격도 크게 올랐다. 계획대로 설비를 완공하더라도 경제적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인 한국 압박에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접전지인 알래스카 상원의원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카드로 한국의 투자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

알래스카 상원 2석 중 이번 중간선거 대상 의석인 댄 설리번 의원(공화) 자리를 두고 양당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우열을 다투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부각하려는 경제 및 투자 발표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