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빅히트 뮤직(하이브)
/사진=빅히트 뮤직(하이브)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10여년간 수집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대규모로 펼쳐진다.

RM과 SFMOMA가 의기투합한 특별전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가 내달 3일(현지시간)부터 오는 2027년 2월 7일까지 개최된다. RM의 개인 소장품을 미술관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M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제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수집을 나누는 자리"라며 "한 사람이 오랜 시간 모은 컬렉션만큼 그 사람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꽤 긴 자기소개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 컬렉션에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한국 밖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도 있을 텐데 조금 더 나은 관점과 감각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수집해왔고, 그 과정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SFMOMA 설립 이래 처음 성사된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다. RM이 지닌 남다른 미술품 애호와 깊은 조예를 눈여겨본 미술관 측이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크리스토퍼 베드포드 SFMOMA 관장은 "이번 기획은 예술을 둘러싼 글로벌 대화를 확장하고자 하는 SFMOMA의 방향성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미술관에 새로운 목소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RM을 통해 현대미술과 한국 미술을 접한 관람객들을 이곳으로 초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RM은 단순한 출품을 넘어 기획과 큐레이션 전반에 직접 발 벗고 나섰다. SFMOMA의 아메리카 카스티요, 김효은 공동 큐레이터와 머리를 맞대고 작품 선정부터 전시 구상까지 세심하게 조율했다.

관람객들이 작품의 숨결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직접 작성한 한국어·영어 전시 글과 작품 설명을 배치했으며,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한 양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지원한다. 전시장 전반에 흐르는 음악 역시 RM이 직접 공들여 선곡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RM과 SFMOMA가 엄선한 총 180여 점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윤형근, 박래현, 장욱진, 권옥연, 김윤신, 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숨결이 담긴 작품들이 SFMOMA 소장품인 김환기, 백남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등의 명작들이 나란히 걸린다.

또 도자기와 서예, 회화, 조각 등 매체를 아우르며 6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한국 미술의 거대한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RM이 직접 수집한 컬렉션은 약 140점에 달하며, 대다수는 미국 땅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시대와 문화의 경계를 허문 작품 배치를 통해 자연, 기억, 인간의 존재라는 보편적 가치를 각기 어떻게 탐구해왔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SFMOM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적인 팝 그룹 BTS의 RM은 지난 10년 가까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수집해 왔다. 이제 그의 개인 소장품 중 약 150점이 SFMOMA 소장품과 한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작가와 생각, 문화를 잇는 예상치 못한 연결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미국에서 열린 한국 근현대 미술 전시 가운데 가장 폭넓은 규모의 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는 "이와 같은 시도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했다.

미술관 측은 "RM의 예술 세계 속으로"라는 주제를 통해 이번 전시가 RM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과 그 이유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RM이 직접 쓴 전시장 글과 그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특별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생각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어 "우리는 경계로 정의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전시가 많은 이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RM의 바람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