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다, 미국에 3.5조 투자…하이브리드 신공장 건설
일본 혼다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하이브리드차(HV) 신공장을 짓는다.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미국의 정책 변화 속에서 HV를 성장전략의 중심에 두고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오하이오주에 3000억~4000억엔을 투자해 연산 25만대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주정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면 2027년 착공해 2030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혼다의 북미 완성차 공장은 8곳으로 늘어난다. 현재 북미 7개 공장은 거의 완전가동 상태다. 혼다는 북미 생산능력을 약 10% 늘려 연간 2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중동 정세에 따른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연비가 좋은 HV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혼다는 새 공장에서 전장 5m가 넘는 대형 HV도 생산할 예정이다. 도요타와 현대자동차가 대형 HV 라인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혼다도 주행 성능과 연비를 강화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북미는 혼다 전체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혼다는 2027년 3월기 북미 판매량을 전년 대비 6% 늘어난 17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혼다는 최근 EV 중심 전략에서도 한발 물러섰다. 지난 3월 주력 EV인 ‘제로 시리즈’ 2개 차종을 포함한 3개 차종의 개발과 판매를 중단했고, 캐나다 EV 공장 건설 계획도 지난 5월 무기한 동결했다.

대신 2030년 HV 판매 목표를 기존 220만대에서 250만대로 상향했다. 이는 2025년 판매량의 2.7배에 해당한다. 혼다는 HV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2029년 3월기 영업이익을 사상 최대인 1조4000억엔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HV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미국 HV 판매량이 2026년 약 360만대에서 2030년 약 570만대로 6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HV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3%에서 34%로 높아질 전망이다.

혼다는 새 공장을 향후 EV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HV와 EV 생산을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혼다는 현재 약 20%인 HV용 모터와 인버터의 미국 내 조달 비율을 2029년 90%까지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EV 지원 축소를 계기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내 HV 생산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내 5개 공장의 HV 증산에 9억12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스바루는 올해 2월 인디애나주에서 미국산 HV 출하를 시작했다. 닛산도 올가을 미국에 자체 개발 HV를 처음 투입할 예정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