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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한 칸 7억…‘호텔 불패’ 믿어도 될까
상반기 거래액 1.5조, 평당가 역대 최고
외국인 늘고 공급 막혀…4성급 몸값 2배
수요 막히면 직격탄 “호황일수록 하방 봐야”
외국인 늘고 공급 막혀…4성급 몸값 2배
수요 막히면 직격탄 “호황일수록 하방 봐야”
26일 부동산 컨설팅기업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호텔 거래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85% 수준에 달했다. 3.3㎡당 평균 거래가격은 2881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4성급 호텔의 객실당 평균 거래가격도 2023년 3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6억9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막혀 있다. 올 상반기 서울을 찾은 외국인은 전년보다 20% 넘게 증가했고 이들의 카드 소비액은 50% 이상 급증했다. 반면 최근 3년간 서울 호텔 신규 공급은 2017~2018년 공급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예정된 대형 호텔 상당수도 2030년 이후에 몰려 있어 당분간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분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정반대다. 당시에는 수익성이 떨어진 호텔을 오피스나 주거시설로 바꾸는 거래가 잇따랐지만 2024년 이후 거래된 서울 호텔은 대부분 호텔 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피스와 레지던스를 호텔로 바꾸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호텔이 오피스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장기 임대차계약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오피스와 달리 호텔은 사실상 객실을 매일 새로 팔아야 한다. 손님이 몰리면 방값을 곧바로 올릴 수 있지만 예약이 끊기는 순간 매출도 바로 꺾인다.
최근 거래가 집중된 4성급 호텔은 이런 수요 변화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서울 4성급 호텔은 매출의 약 4분의 3을 객실료로 벌어들인다. 3성급도 객실료 비중이 80%를 웃돈다. 식음료와 연회 등으로 수익원이 분산된 5성급보다 객실 수입 의존도가 높아 관광객 감소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가장 큰 변수는 지금의 호황을 떠받치는 핵심 고객이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 주요 호텔 투숙객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80%에 육박하던 서울 주요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2020년 30%대 초반까지 추락했고 가용객실당매출(RevPAR)도 12만원에서 4만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핵심 수요가 한꺼번에 사라지면 공급 부족만으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낮아지고 일본·미국·유럽·대만 등으로 방한객이 다변화하면서 특정 국가의 수요 충격에 대한 내성도 커졌다. 다만 감염병이나 지정학적 불안처럼 국제 이동 자체를 위축시키는 충격 앞에서는 이런 다변화도 완전한 방어벽이 되기 어렵다.
결국 투자 단계에서는 호황이 얼마나 더 갈지보다 수요가 꺾여도 현재 가격을 버틸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객실료와 점유율이 지금 수준을 이어간다는 전제만으로 높은 매입가를 정당화하기보다 외국인 수요 감소와 차입 부담까지 고려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상업용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금 업황이 좋은 건 분명하지만 공급 부족만 믿고 현재 객실료와 점유율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호황이 길어질수록 상승 여력보다 수요가 꺾였을 때도 지금 가격이 성립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