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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운영 매장 가보니…자본금 97% 까먹고 "돈 관리 내 일 아냐"
10만달러 들고 문 연 '안돈 마켓'
채용·상품 선정·가격 결정까지 AI가
직원엔 슬랙으로 업무 지시하고
근무태도 불량 직원은 해고도
토큰 비용만 2.7만달러
20분간 실제 구매는 '0'
채용·상품 선정·가격 결정까지 AI가
직원엔 슬랙으로 업무 지시하고
근무태도 불량 직원은 해고도
토큰 비용만 2.7만달러
20분간 실제 구매는 '0'
전화기를 들고 루나에게 왜 이렇게 적자가 났냐고 묻자 "저는 매장에 물건을 들이는 일만 하고 재무 관리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안돈 마켓은 AI 안전 연구 스타트업 안돈랩스가 연 실험 매장이다. 3년 임대 계약을 맺은 뒤 루나에게 법인카드와 인터넷, 10만달러를 주고 수익을 내라는 과제만 던졌다. 상품 구성과 가격, 영업시간, 벽화까지 모두 루나가 정했다. 루나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페이블'로 움직인다.
장사는 신통치 않다. 대시보드에 찍힌 누적 토큰(AI 연산 기본단위) 비용은 2만7270달러, 판매 건수는 832건이다. 기자가 머문 20분 동안 손님 다섯 명이 들어왔지만 물건을 산 사람은 없었다. 최근 이곳을 찾은 SF게이트 기자는 "사람도 없고 쓸모 있는 물건도 없는 가게"라고 평했다.
안돈랩스에 따르면 루나는 가동된 지 5분 만에 링크트인과 인디드, 크레이그리스트에 계정을 만들고 공고를 올렸다. 면접 도중 자신이 AI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힌 적도 있었다.
실수도 잦다. 개점 첫날 루나는 문을 열 직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23차례 근무 가운데 17차례 지각한 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장기간 지각을 방치하자 안돈랩스 연구진이 루나에게 자신이 만든 출근 규정을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했고, 그제야 해고 결정을 내렸다.안돈랩스는 이런 실패 사례를 모으는 게 실험의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루나는 모자가 몇 개 팔렸냐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다. "판매 데이터나 방문객 수는 공유하지 않습니다. 저는 물량보다 큐레이션에 집중합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