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개인용 인공지능(AI) 비서 뮤즈가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뮤즈와 같은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 반도체주가 급등했다.
21일(현지시간) 뮤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 앱에 올랐다. 지난 8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출시된 뒤 다운로드 280만 건을 기록했다.
뮤즈는 이메일을 정리하고 식당을 예약하는 등 사용자 지시에 따라 각종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물론 구글 지메일·문서, 금융(플레이드) 등의 서비스에 연동할 수 있다. 사용자 지시 없이도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등을 알려주는 편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뮤즈의 등장으로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웰스파고는 “뮤즈는 AI 서비스 중심이 챗봇에서 소비자용 AI 비서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했다.
이날 메타 주가는 11.34% 오른 741.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뮤즈에 들어가는 CPU를 개발하는 인텔과 AMD 주가도 각각 12.14%, 9.95% 급등했다.
메일·캘린더 보고 할 일 챙겨준다…일상 스며드는 AI에이전트 챗GPT 제친 뮤즈…출시 12일 만에 280만건 다운로드
“보험증서를 올린 뒤 보장 범위는 같은데 더 저렴한 상품을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5분 만에 연 3500달러(약 480만원)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템포의 조지프 드보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X(옛 트위터)에 메타의 ‘뮤즈’를 사용해보고 적은 글이다. 그는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견적 비교, 서류 작성, 상담원과의 통화 등이 번거로웠는데 뮤즈가 이를 처리해줬다”고 했다. 지난 8일 등장한 뮤즈가 ‘AI 비서’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위력 확인한 아마존은 차단
2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앱토피아에 따르면 뮤즈는 출시 후 12일 만에 앱스토어 다운로드 180만 회를 기록했다. 챗GPT 출시 당시 기록(130만 회)을 넘어섰다. 이 기간 하루 활성이용자는 64만 명으로, 챗GPT 출시 당시인 23만 명의 세 배에 달했다.
번거로운 업무를 대신 해주는 극도의 편의성이 인기 비결이다. AI 에이전트인 뮤즈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전 과정을 맡는다. 결제와 계정 접속 등 사용자 개입이 필요한 단계에만 허가를 구한다. 가령 “내일 저녁 7시 2명의 식당 자리를 예약해줘”라고 지시하면 챗봇은 여러 식당을 추천해주는 데 그치지만 뮤즈는 식당을 검색해 빈 자리를 확인한 뒤 예약한다.
기자가 뮤즈를 써보니 “내일부터 자동 결제되는 구독이 하나 있는데 원치 않으면 해지할게요.” “5일 미팅 시간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왔는데 캘린더를 확인해 답장해줄게요” 등의 제안이 아침마다 들어왔다. 뮤즈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만 출시됐고 한국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할 수 있지만 추가 결제 등은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뮤즈가 처음으로 상용화된 AI 에이전트는 아니다. 올초 개발자 사이에서 화제가 된 ‘오픈클로’가 먼저다. 다만 설치하려면 개발자 터미널을 다룰 줄 알아야 해 일반 소비자는 구전으로만 효과를 들었다. 뮤즈는 이를 일반인이 쓸 수 있도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출시 당시 “모든 사람이 개인용 초지능을 쓸 수 있도록 뮤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뮤즈의 위력을 확인한 기존 영역의 사업자는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 쇼핑 도구인 ‘알렉사 포 쇼핑’을 운영하는 아마존은 이날 뮤즈의 접근을 차단했다.
◇ 남는 컴퓨팅 자원 뿌려
뮤즈는 무료다. 여기에 사용자당 토큰(AI 연산 기본단위) 1억 개를 매달 무료로 준다. 뮤즈의 AI 모델 ‘뮤즈 스파크 1.3’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주에 155달러어치다. 업계는 메타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AI 에이전트에 투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충했지만 챗봇 사용률이 오픈AI, 앤트로픽 등에 비해 저조한 만큼 여유 자원을 활용해 새 시장을 선점하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챗봇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메타가 AI 에이전트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경쟁사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AI는 지난달 21일 기업용 AI 에이전트 ‘그록봇’을 출시했지만, 월 20달러 이상 구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챗GPT와 코딩 도구 코덱스의 기술 일부를 활용한 소비자용 AI 에이전트의 개발 완료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AI 에이전트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더 쓴다. 계획과 실행, 검증 등 복잡한 작업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차원적인 직렬 처리가 필요해서다. 챗봇 구동에 필요한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율이 1 대 8 정도였다면, 에이전트 시대에는 1 대 1~2 정도다. 이에 따라 CPU 중심의 반도체 회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