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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범죄 규명 증거인데…보존 근거 '0'·예산은 삭감 [이정우의 중대사안]
북한인권기록센터, 2018년부터 시스템 운영
시스템엔 사건·인물·기관 등 가공 정보 담겨
법상 '북한인권정보시스템' 명시 조항 없어
이관 대상엔 조사 원본뿐…가공 DB는 제외
송석준 "보존 장치 없으면 되돌릴 수 없어"
시스템엔 사건·인물·기관 등 가공 정보 담겨
법상 '북한인권정보시스템' 명시 조항 없어
이관 대상엔 조사 원본뿐…가공 DB는 제외
송석준 "보존 장치 없으면 되돌릴 수 없어"
정권이나 정책 변화에 따라 관련 조직과 예산이 축소될 경우 수년간 축적한 기록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법엔 한 줄 없고 예산도 줄었다
북한인권정보시스템은 센터가 실태조사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와 인권침해 사건을 기록·축적·보존하고, 사건·인물·기관·공간정보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18년부터 운영됐으며, 탈북민의 개인 신상과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담기는 만큼 시스템 접근은 엄격히 제한된다. 센터 관계자는 "기록센터 내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며 센터 외부에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일 이후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 규명과 피해자 구제 과정에서 핵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록의 안정적인 보존이 중요하다. 다만 현행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 조사와 관련한 자료·정보의 수집·연구·보존·발간 등을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북한인권정보시스템' 자체는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법무부로 넘어가는 자료에도 시스템 내 사건·인물·기관별로 가공·정리한 정보가 별도로 포함되지 않는다. 북한인권법 시행령은 센터가 수집·기록한 자료를 3개월마다 법무부에 이관하도록 하면서 대상을 자료의 원본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 측은 법령에 별도로 명문화되지 않았더라도 예산을 투입해 수년간 운영해온 사업인 만큼 시스템이 폐기될 가능성은 작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스템 운영 예산 자체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억8000만원이 유지됐다. 그러나 운영 주체인 기록센터의 기능과 예산이 축소될 경우 시스템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 책임 규명 핵심 자료…"보존 근거 명문화해야"
독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서독 각 주는 1961년 동독 정권의 인권침해를 기록하기 위해 잘츠기터에 중앙기록보존소를 공동으로 설치했다. 이곳에 축적된 약 4만2000건의 기록은 통일 뒤 동독 정권의 불법행위를 수사하고 재판하는 데 활용됐다.
국제사회도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같은 이유로 기록을 축적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17년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정보와 증거를 중앙 저장소에 모으고 국제형법 전문가가 분석하도록 결의했다. 이에 따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북한 내 인권침해 및 국제범죄에 관한 정보와 증거를 디지털 중앙 저장소에 보존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북한인권정보시스템의 기록 역시 대내외 여건과 관계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송 위원장은 "통일 이후 반인도범죄 피해자 구제와 과거사 청산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인 만큼 지금 보존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훗날 되돌릴 수 없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