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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F1 서킷 됐네요"…'직관 여행' 싱가포르 도심 전체가 들썩 [신용현의 트래블랩]
시청 앞 조명탑·플라이어 옆 관람석
레이스 한 달 전부터 도심 곳곳이 경기장으로
도시 전체가 F1 무대로
레이스 한 달 전부터 도심 곳곳이 경기장으로
도시 전체가 F1 무대로
현지에서 만난 교민 하나 씨는 "도심 약 5㎞ 구간에서 레이스가 열리는데, 이 시기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이 싱가포르로 몰려온다"며 "개인 항공기를 타고 오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열리는 마리나베이 스트리트 서킷은 별도의 전용 경기장이 아니다. 도심의 도로를 막아 레이스 트랙으로 활용한다. 현재 서킷 길이는 4.927㎞다.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마리나베이샌즈 등 도심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레이스가 펼쳐지는 이유다.
당시 싱가포르 GP가 공개한 조명 시스템에는 약 1500개의 조명 프로젝터가 사용됐고, 서킷 전체에는 평균 약 3000럭스의 조도가 필요했다. 일반 경기장보다 훨씬 밝은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TV 중계와 주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이 방식의 특징은 경기장이 도시와 분리돼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싱가포르 GP는 실제로 레이스와 공연·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키워왔다. 2025년 대회에는 30만641명이 방문했고, 싱가포르 GP 측은 이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관람객이라고 밝혔다.
2023년 시작한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레이스 무대로 활용한다. 마이애미 역시 도심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이벤트형 그랑프리로 자리 잡았다. F1이 전용 서킷만을 찾는 스포츠에서 벗어나 관광도시 자체를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이벤트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여행상품도 이 흐름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F1 개최 도시를 겨냥한 관전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연습주행부터 예선, 본선까지 F1 주말 일정을 현장에서 경험하도록 구성한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상품에 4성급 호텔 숙박을 결합하는 식이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 사이트의 F1 관련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글로벌 검색량은 98% 증가했다. 경기 하나를 보기 위해 도시를 찾고, 그 도시에서 며칠을 머무는 '직관 여행'이 하나의 여행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최근 여행객들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형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를 현장에서 직접 즐기는 '취향 중심 여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F1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현지 숙박·관광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동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