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커 누버거버먼 회장 / 뉴욕=황정수 특파원
조지 워커 누버거버먼 회장 / 뉴욕=황정수 특파원
"대체투자 노하우를 한국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조지 워커 누버거버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
"다이내믹 인컴 펀드 등 한국 투자자를 위한 특화상품을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설계하고 있다." (그렉 본드 맨그룹 최고투자책임자 겸 미주지역 최고경영자)

한투 IR에 월가 빅샷 출동

지난 10일(현지 시간) 오후 5시 미국 뉴욕 맨해튼의 금융 중심가 미드타운에 있는 롯데뉴욕팰리스호텔 3층 컨퍼런스홀은 누버거버먼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제이피모건 등 투자은행(IB)에서 온 수십명의 월가 금융맨들로 가득 찼다. 한국투자증권의 연례 투자설명회(IR) 'KIS 나이트 인 뉴욕'이 열렸기 때문이다. 3년 전 시작된 KIS 나이트는 한투의 네트워크를 글로벌 사업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특히 큰 관심을 받았다. 한투가 KIS 나이트에서 핌코. 피델리티, 칼라일 등 세계적인 운용사·사모펀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한투는 이들 금융사의 상품을 한국에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은행(IB), 고객자산관리(WM), 지점영업(리테일) 역량을 결합해 한국투자자에 '최적화한'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품 준비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예컨대 한투는 현재 피델리티와 가칭 '한·중·미 펀드'를 설계하고 있는데, 중국과 미국 자산은 피델리티가 운용하고, 국내는 계열 자산운용사가 맡는 식이다. 김성환 한투 사장(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품을 만들고 같이 운용하는 단계까지 협력이 진화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사와 투자 상품 공동개발 속도

한투가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는 KIS 나이트가 작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대체투자, 인수금융, 리테일 등 전 영역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사업은 결국 사람과 신뢰"라며 "매우 많은 숫자의 딜이 들어오고, 많은 협력사가 한국을 방문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왼쪽)이 하비 슈워츠 칼라일그룹 CEO와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협력 범위를 확장했다. 양사는 지난 2023년부터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 한국투자증권 제공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왼쪽)이 하비 슈워츠 칼라일그룹 CEO와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협력 범위를 확장했다. 양사는 지난 2023년부터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 한국투자증권 제공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 투자 격변기를 맞아서도 글로벌화는 한투가 경쟁사와 다른 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김 사장은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계기로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크레디트·채권 상품을 발굴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월 지급식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상품 계획에 대해서 협력사와 많이 의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협력사의 관심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사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협력사 빅샷들은 '우리는 AI 시대에 살게 될 것'이란 얘기를 많이 했다"며 "AI 데이터센터 투자금융 사업을 함께 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가파른 성장세 "가장 먼저 찾는 韓 증권사는 한투"

김 사장은 2024년 CEO 취임 이후부터 '글로벌화'를 화두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회사의 자기자본은 2005년 11억달러에서 현재 약 90억달러로 약 8배 증가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전체 운용자산(AUM)은 약 409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약 3290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은 최근 9년간 약 세 배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700억달러 이상 늘었다.

개인고객 자산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9년 290억달러 수준이었던 개인고객 자산은 올해 16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현재 매달 약 35억달러씩 순증하고 있으며 2030년 목표는 3300억달러 이상, 원화 기준 약 500조원이다. 김 사장은 "한국 가계의 은행 예금이 투자자산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해외시장 및 글로벌 투자상품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수요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KIS 나이트를 통해 한투는 앞으로도 글로벌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투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