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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하지 마" 자녀 막아선 부모…전문가들 '경고' 날렸다 [현장+]
"인스타 아이디 몰래 만든 딸, 혼내지 마세요"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 개최
청소년 계정 보호 기능 강화…스레드로 확대
전문가들 "시간 제한보다 대화·자율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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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만든 SNS 계정…혼내기부터 하면 안 되는 이유
자녀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SNS 계정을 만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방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혼내지 않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혼내면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자녀가 오히려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계정을 만든 이유를 물은 뒤 앞으로의 이용 원칙을 함께 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청소년이 자신만의 SNS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행동을 발달 과정과 연결해 설명했다. 청소년기는 또래와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인 만큼 부모에게 보여주는 모습과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계정을 찾아 댓글을 남기는 일은 자녀에게 "친구들과 대화하는데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부모가 걱정 때문에 곧바로 통제에 나서면 안전에 관한 대화가 자율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이용 제한이 필요하더라도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하기보다 자녀와 함께 기준을 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녀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안전 문제는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SNS 이용 시간 역시 몇 시간을 썼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교수는 어떤 목적으로 이용했는지, 온라인 활동 때문에 잠이나 식사 등 다른 생활에 지장이 생겼는지, 그만하고 싶을 때 스스로 멈출 수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갑자기 오프라인 활동을 하라고 해도 함께 놀 친구를 찾기 쉽지 않다. 아이들이 대부분 학원에 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원에 오가는 짧은 시간이나 이동 중 친구들과 릴스를 주고받는 것이 청소년에게는 얼마 안 되는 여가일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이용 시간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본인이 멈추고 싶은데도 계속 SNS를 확인한다면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중·고등학생 인터뷰에서 메시지나 단체대화방에 곧바로 답해야 한다는 이른바 '즉답 문화'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공부하려고 알림을 꺼놓고도 대화에서 소외될까 계속 확인하고 싶어진다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방 대표도 단순한 시간제한보다 자율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뜻대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스마트폰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스스로 이용을 조절하기를 바란다면 오프라인에서도 자녀가 직접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경험을 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음지화가 더 위험"…부모와 함께 규칙 만들어야
박 회장은 청소년 대상 소셜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겪은 사례를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교육을 받은 중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고등학생들로부터 따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교육을 받은 학생은 나가지 않았지만 다른 학생은 실제 만남에 나갔다가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
박 회장은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느꼈다"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용이 음지화되는 것이다. 알고 있으면 예방할 수 있지만 모르면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NS를 쓰지 못하게 하는 데 그치기보다 위험 요소를 미리 알려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에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모가 자녀 대신 계속 이용을 관리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 회장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규칙을 정하고 이를 지킬 수 있게 되면 자율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을 '규율-자율-자유'로 설명했다. 처음부터 전적으로 맡기거나 계속 통제하기보다 자녀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은 기본값"…메타, 스레드까지 청소년 보호 확대
청소년 계정은 낯선 사람과의 연락, 이용 시간, 노출 콘텐츠 등에 제한을 둔다.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되고 이미 연결돼 있지 않은 이용자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제한된다. 게시물과 메시지에서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단어나 표현을 걸러내는 기능도 적용한다.
이용 시간이 하루 60분을 넘으면 앱을 종료하도록 알림을 보내고 야간에는 알림을 제한한다. 부모가 자녀의 이용 시간을 별도로 정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앱 이용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16세 미만 청소년이 보호 수준을 낮추는 설정으로 변경하려면 부모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청소년에게 보여주는 콘텐츠에도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추아 디렉터는 지난 1년간 세계 각국 부모들과 1500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검토·평가했다고 밝혔다. 부모들의 의견과 국제 영화 등급 기준을 토대로 청소년이 팔로우하는 계정의 게시물뿐 아니라 메타가 추천하는 콘텐츠에도 연령에 맞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청소년 계정의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적용된 청소년 계정을 다음 주부터 스레드로 확대한다. 추아 디렉터는 한국에서도 일주일 안에 적용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일부 국가에서 논의되는 청소년 SNS 이용 전면 금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청소년이 제한을 우회하거나 규제가 덜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오히려 보호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메타 측 주장이다. 청소년이 온라인을 이용하는 현실을 전제로 플랫폼 안에 안전장치를 두고 부모가 가정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아 디렉터는 "메타만의 노력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며 "한국 정부와 입법부와 협력해 한국에 맞는 방향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