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지름길로 미국발 해상 물류의 약 40%가 통과하는 파나마운하의 하루 선박 통행량과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 엘니뇨(해수면 온도 상승)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운하 수위가 낮아지면서 통행량과 화물량이 조절된 데 따른 결과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일리야 에스피노 데 마로타 파나마운하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우 내년 2~3월 운하 통과 선박을 하루 27척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파나마운하청은 지난 4일 운하 하루 통행량을 기존 36척에서 34척으로 제한했고 오는 15일부터 32척으로 줄인다.

물동량 제한의 직접적 원인은 가뭄에 따른 수위 하락과 물 부족이다. 올해 40년 만의 가장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해 파나마 현지에 극심한 가뭄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선박 한 척당 2억L에 이르는 갑문 통과 수량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이는 글로벌 해상 물류망에 작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6개월 넘게 이어지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물량이 파나마로 몰리고 있어서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량은 전쟁 전보다 30% 늘어났고 파나마운하 최대 통행량도 하루 41척까지 늘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