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국채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 채권이 뜻밖의 승자로 부상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물가와 양호한 재정 여건을 바탕으로 JP모간, 블랙록 등 글로벌 운용사도 신흥국 국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선진국 국채 맥 못 추는 사이…월가, 신흥국 '눈독'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현지 통화로 표시된 신흥국 채권은 3%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유럽 국채가 0.6% 손실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3개월간 중국, 인도, 태국 등 일부 신흥국에선 국채 금리가 하락(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국채 가격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다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지출을 이어가자 재정 건전성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채권 금리 상승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하자 글로벌 채권 금리는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반면 신용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신흥국은 이번 충격을 대체로 비껴갔다. 물가가 비교적 안정된 데다 상당수 신흥국이 정책 금리를 높게 유지한 덕분이다. JP모간에 따르면 현재 개발도상국 평균 물가 상승률은 3.8%로 2022년 물가가 급등했을 당시 충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JP모간은 신흥국 정부가 물가 상승 압력을 흡수할 여력이 4년 전보다 1%포인트가량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월가는 신흥국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피에르이브 바로 JP모간 신흥시장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선진국 채권시장이 혼란한 가운데 신흥시장이 수익 다변화 수단으로 상대적 매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금리 인상 전망이 지나치게 높게 반영된 국가 채권을 공략하고 있다. 체코가 대표적 국가다. 체코가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장 예상에도 블랙록은 통화당국이 인상 압박에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