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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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냈다. 자사 재킷 사진 위에 적힌 문구는 뜻밖이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물건을 가장 많이 팔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필요하지 않다면 사지 말라고 했다.

이 광고가 주목받은 것은 역설적인 문구 때문만은 아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환경 보호에 사용하고, 낡은 제품을 수선해 오래 입도록 권하는 등 환경에 대한 책임을 사업 전반에서 실천해왔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문구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낸 메시지가 아니라 브랜드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 캠페인이다.

좋은 캠페인은 브랜드에 없던 이미지를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다. 브랜드가 지켜온 가치와 의미를 소비자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일에 가깝다.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도 마찬가지다. 1984년 시작해 40년 넘게 숲과 환경의 가치를 알려온 이 캠페인은 이제 유한킴벌리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하나의 메시지를 오랜 시간 꾸준히 이어가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했고, 나무 심기와 숲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였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계속 달라진다. 광고, 팝업스토어, 축제, 체험 프로그램, 디지털 콘텐츠 등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방식이 달라져도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해온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하는 점이다. 소비자와 한 약속을 지키고, 그 약속을 꾸준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은 여전히 브랜드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세스 고딘은 저서 『의미의 시대』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의미’를 강조했다. 브랜드도 다르지 않다. 오늘날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과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야기에 반응한다. 캠페인은 브랜드가 지닌 의미를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한국소비자포럼 전재호 대표는 “이제 캠페인은 브랜드를 알리는 일회성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며 “소비자의 참여와 경험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꾸준히 실천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캠페인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규한 기자 tw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