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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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플리즈!"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기자회견 현장에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취재를 위해 참석한 외신 기자들이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단상으로 돌진해 국내 배우들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영화 '가능한 사랑'의 공식 기자회견 및 포토콜 직후, 장내는 사인을 받으려고 빠르게 몰려든 취재진으로 순식간에 소란이 일었다.

갑작스러운 돌진에 단상 뒤에 앉아있던 배우 조인성과 조여정은 깜짝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옆에 있던 전도연과 설경구 역시 이색적인 풍경에 놀라워 하는 모습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돼 화제를 모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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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공식 상영회에서도 작품이 끝난 뒤 6분 50초에 달하는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지며 'K-무비'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 외신이 '가능한 사랑'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시'로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거머쥐었던 이 감독의 신작이라는 소식만으로도 해외 주요 매체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화려한 라인업도 구미를 당겼다.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았던 전도연과 '박하사탕', '오아시스'를 함께한 설경구가 이 감독과 재회했다. 여기에 '기생충'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쌓은 조여정과 최근 '호프'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조인성이 처음으로 이창동 사단에 합류하면서 압도적인 시너지를 완성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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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아내 미옥(전도연 분),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녀의 재력가 남편 상우(조인성 분)가 만나며 벌어지는 균열과 숨은 욕망을 그린다.

이 감독은 베니스 방문 전 외신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10여년 전 국내 한 대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파업 진압 사태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며 "초기에는 노동 현장을 다룬 영화를 연출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시나리오를 접어두기도 했다"고 제작 비화를 털어놨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이 삶을 흔들더라도 인간은 자유와 사랑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며 "노동자 이야기와 영화 만드는 이의 서사가 결합하면서 비로소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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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은 베네치아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합을 벌인다.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은 바 있으나, 지난해 13년 만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던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이 감독이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다시 발을 들인 것은 2002년 '오아시스'를 통해 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 등 3관왕을 달성한 지 24년 만이다.

뿐 만아니라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 영국 BFI 런던영화제 갈라 부문에 잇달아 초청됐다. 아울러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오는 9월 23일 일부 극장 개봉을 시작으로 먼저 베일을 벗으며,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