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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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재정수지를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일부를 국채 발행 축소에 활용하기로 한 점도 우호적으로 봤다. 다만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같은 신용등급 국가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820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을 이같이 평가했다.

무디스는 내년 통합재정수지가 59조9000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정부 예산안에 주목했다. 통합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2018년 후 9년 만이다.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0.1%까지 낮아진다. 올해 본예산 기준 3.9%, 추가경정예산 기준 3.8%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개선된다.

국가채무비율도 당분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아진 뒤 2030년 49.0%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가 종전에 예상한 2030년 59%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다만 무디스는 한국의 부채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재정 여건 개선으로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억제되겠지만 한국이 속한 ‘Aa’ 신용등급 국가의 국가채무비율 중간값인 44%를 웃도는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내년 예산안의 핵심 특징 가운데 하나로 ‘162조3000억원+α’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꼽았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으로 최근 10년간의 추세를 웃돌아 들어오는 세수를 기금에 적립한 뒤 경기 변동과 세수 감소에 대응할 계획이다. 무디스는 12조5000억원을 국채 발행 축소에 쓰기로 한 점을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금 전체 규모와 비교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모두 지출하지 않고 일부를 부채 증가 억제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국내 증권가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하나증권은 지난 4일 ‘2027년 예산안: 재정수지 개선의 역설’ 보고서에서 미래대응기금이 재정 안정화 장치보다는 경기 부양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하나증권은 “재정 안정화보다 과도한 부양책 재원으로 활용될 리스크”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경기가 확장 국면인 현 상황에서 기금 씀씀이가 늘면 경기 과열과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성장동력뿐 아니라 청년·교육 등 기존 재정사업과 비슷한 분야에도 재원이 배정된 만큼 잠재성장률을 실제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은 기금이 씀씀이를 늘리면서 12조5000억원 규모의 국채 상환 효과도 상쇄될 것으로 봤다. 기금이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