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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넘으면 대출 2억 '뚝'…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 생겨
서울 아파트 거래 77.5%가 15억원 이하
경매에선 14억9999만9999원 낙찰까지
경매에선 14억9999만9999원 낙찰까지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6억원이다.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25억원을 넘으면 최대 2억원만 받을 수 있다.
같은 15억원대 아파트라도 가격에 따라 필요한 현금이 크게 달라진다. 다른 대출 규제를 제외하고 최대한도만 단순 적용하면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필요한 자기자금은 최소 9억원이다. 가격이 15억1000만원이면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낮아진다. 자기자금은 최소 11억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집값은 1000만원 차이지만 필요한 현금은 2억1000만원 많아지는 셈이다.
대출 경계선은 실제 거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3만9489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는 3만588건이었다. 전체 거래의 77.5%다. 지난해 같은 기간 72.0%보다 5.5%포인트 높아졌다.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9억원 이하가 차지한 비중은 48.5%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5%보다 9.0%포인트 확대됐다. 25억원 초과 주택의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9.1%에서 7.3%로 낮아졌다.
거래 증가세는 서울 외곽에서 두드러졌다. 상반기 도봉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8% 늘었다. 금천구는 71.9% 증가했다. 노원구와 중랑구 거래량도 각각 64.6%, 60.3% 늘었다. 반면 성동구는 66.2%, 마포구는 56.1% 감소했다.
가격도 움직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마지막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성북구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54% 상승했다. 중랑구는 0.52%, 노원구는 0.50%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41%, 0.23% 떨어졌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매수자들은 면적도 줄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3985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92건보다 48.0%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경매시장에서는 대출 한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낙찰 사례도 나왔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한강극동' 전용 84㎡는 지난 3월 감정가 12억8000만원보다 높은 14억9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15억원을 넘기지 않으면서도 경쟁자를 따돌리려는 입찰가로 풀이됐다.
다만 15억원 이하 주택이라고 누구나 6억원을 모두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출액은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주의 소득과 기존 부채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한도를 낮출 수도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