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논란의 ‘3인 셀카’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운데)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한 브로커 양모씨(왼쪽), 제넨셀 오너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 정모 씨가 함께 찍은 사진.   독자 제공
< 金, 논란의 ‘3인 셀카’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운데)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한 브로커 양모씨(왼쪽), 제넨셀 오너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 정모 씨가 함께 찍은 사진. 독자 제공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업가 양 모씨, 그리고 양씨 지인 사건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 모 판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면 내란 사건 재판을 맡았던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논란에는 맹공을 퍼부었던 민주당은 이번 의혹에는 자당 후보자를 적극 감싸는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022년 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 후보자와 정 판사와 찍은 사진과 함께 "나의 영원한 멘토 김승원 의원님" "내가 정말 존경하는 분들께서 나를 찾아준 오늘도 감사한 하루" "정 판사님은 다이어트로 좋아진 체력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생긴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양씨는 과거 유흥주점을 운영한 인물로, 제약사 제넨셀의 신약 임상승인을 위해 김 후보자에게 청탁을 넣은 당사자다. 정 판사는 제넨셀 대표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판사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을 서둘러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청탁 대가로 500만원 수수를 약속받았지만 연간 후원금 한도액이 차 실제 송금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검찰은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 후보자는 공익 목적의 민원을 전달했을 뿐 부정한 로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부정한 청탁도 아니고 편의 제공도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해 엄호에 나섰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상'에서 "정치 후원금 계좌는 언제나 열려 있다"며 "뭔가를 도와준 대가로 그런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김 후보자와 구속영장 전담 판사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그 사진들은 2년 전에 찍어진 사진이다. 그때 사진이 아니다"라며 "그런 사진들과 내용을 교묘히 엮는 게 그들의 능력"이라고 응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불과 1년 전 지 판사에 대해선 정반대 태도를 보였다. 지 판사가 수차례 룸살롱에서 고가의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법부의 권위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은 접대액이 100만원이 넘을 경우 척탁금지법에 위반되고 직무 관련성까지 확인되면 뇌물죄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최소 100만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거나, 적어도 청탁금지법 8조1항 위반으로 보인다"며 "재판부터 직무 배제하고 당장 감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사법부의 신뢰를 위해선 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이 재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접대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윤석열 재판은 왜 이렇게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지 관련성까지 다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원내대변인이었던 김현정 민주당 의원도 "룸살롱 의혹의 당사자이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귀연은 더는 재판관 자격이 없다"며 "즉시 법복을 벗고 공수처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지 판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해당 접대와 판사 직무 사이의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뇌물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상반된 대응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철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귀연에게 들이댄 그 잣대, 이제 김승원에게 들이대면 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민주당은 술자리 사진을 들고 지귀연 판사의 법복을 벗겨야 한다며 그렇게 몰아붙였다"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김승원 후보자는 지귀연 판사를 향해 '판사도 아니다'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김승원 후보자 본인이 브로커와 함께 영장전담판사를 술자리로 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그 판사는 관련 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실제로 기각했다는 의혹까지 이어진다. 사실이라면 지귀연 사건보다 훨씬 심각하고, 단순히 부적절한 관계를 넘어선 범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승원 후보자에게 어려운 해명을 요구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지귀연 판사에게 했던 말 그대로 자신에게 적용하면 된다. '공정성에 의심이 생겼다면 교체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판사가 아니라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교체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