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사진=연합뉴스
방시혁 /사진=연합뉴스
기존 주주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긴 채 보유 지분을 처분하도록 종용하고, 2000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경찰 입건 21개월 만에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을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방 의장과 범행을 공모한 이재상 하이브 대표, 권용상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모펀드 관계자 등 4명도 함께 넘겼으며, 해외로 떠난 김중동 전 최고투자책임자(CIO)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 등은 2019년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상장을 추진하면서도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며 지분 매각을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방 의장은 2019년 4월 상장 검토를 지시한 뒤 같은 해 7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본격적인 IPO 수순을 밟았다. 기존 주주들에게는 상장 불가 방침을 밝히며 지분을 정리하도록 종용했고, 뒤로는 특정 사모펀드와 손잡고 상장 호재를 내세워 투자금을 모았다. 결국 사모펀드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넘겨받았고, 하이브가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식을 처분해 거액의 차익을 올렸다.

경찰은 주식 매각 대금에서 거래세와 수수료 등을 제외한 피의자들의 부당 이득 규모를 총 2631억원으로 책정했다. 법원은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금액 전체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경영진과 사모펀드가 결탁해 내부 정보를 독점하고 자본시장 질서를 뒤흔든 전형적인 금융·증권 범죄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장 차익 실현이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정보의 불균형을 악용해 사익을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의 법리적 견해차도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4월과 5월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구속 필요성을 소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모두 되돌려보냈다. 검찰은 사건의 본질을 개인 투자자 사이의 피해 문제로 바라본 반면, 경찰은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로 파악해 맞섰다.

경찰은 영장 재신청 대신 불구속 송치 했다. 수사를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은 추가 보완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다루고 있는 관련 사건과 병합해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하이브 측은 제기된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