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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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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국내 소주 시장에 뛰어든 것은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미 시장 1위인 카스의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음식점에 카스를 팔면서도 같은 테이블에서 소비되는 소주 매출은 경쟁사에 내줘야 했다. 찰랑이 안착하면 그동안 놓친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영업 효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카스와 찰랑을 결합한 이른바 ‘카스랑’ 등 소맥 마케팅도 가능해진다.

◇ ‘카스랑’ 돌풍 일으키나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 공문에 따르면 조영조 서울주류도매협회장과 김병훈 오비맥주 부사장 등은 지난달 말 찰랑 출시와 함께 판매 협조 및 지원 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랑은 오비맥주가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써온 수출용 소주 브랜드이기도 하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수출용 소주 ‘건배짠’을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캐나다 등에 공급했고, 미국에서는 ‘찰랑(CHALANG)’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해왔다.

제품은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이곳은 과거 제주소주가 ‘푸른밤’을 생산하던 공장이다. 오비맥주는 2024년 9월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같은 해 12월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단독] '테슬라' 맞선 '카스랑'…소맥 전쟁 불붙나
오비맥주가 인수한 제주소주는 이미 한 차례 국내 소주 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해 이듬해 ‘푸른밤’을 출시했다. 하지만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이 장악한 음식점·주점 영업망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가 4년에 걸쳐 약 570억원을 투입했지만 2017~2020년 누적 영업손실은 434억원에 달했다. 결국 이마트는 2021년 국내 판매를 접었다.

◇ 기존 브랜드 높은 장벽에 미풍될 수도

오비맥주는 신세계와 여건이 다르다. 카스를 판매해온 전국 음식점·주점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별도 판매망을 새로 구축할 필요 없이 기존 종합주류도매업체와 음식점·주점 거래처에 찰랑을 추가할 수 있다. 출시 전부터 도매업계와 판매와 지원 조건을 조율한 것도 이 영업망을 곧바로 소주 판매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000㎘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판매량 기준 점유율을 합치면 83.8%에 달한다. 관건은 ‘맥주 1위의 힘’이 소주에서도 통하느냐다. 찰랑이 카스의 영업망과 소맥 시너지를 앞세워 기존 업체의 점유율을 빼앗으면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지만 줄어드는 시장과 높은 브랜드 장벽을 넘지 못하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카스랑 마케팅 역량이 초기 시장 안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