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 이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8월 한 달 새 두 지역 매물은 2700건 넘게 늘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서울 다른 자치구가 상승폭을 키우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매매시장을 주도해온 강남권이 세 부담 증가 영향으로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첫 조사인 8월 10일부터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는 0.02%, 서초구는 0.04% 내렸다. 이후 낙폭도 확대됐다. 강남구는 17일 0.05%, 24일 0.11% 하락했고, 서초구는 같은 기간 0.09%, 0.05% 떨어졌다. 지수 기준으로는 강남구가 3일 100.34에서 24일 100.17로, 서초구는 100.28에서 100.11로 각각 0.17% 낮아졌다.
서울 전체 흐름은 반대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3일 0.26%에서 10일 0.21%로 둔화했다가 17일 0.22%, 24일 0.29%로 다시 확대됐다. 24일 기준 중랑구(0.56%)가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성북·강북구(각 0.55%), 노원·도봉구(각 0.54%)가 뒤를 이었다. 하락한 자치구는 강남구와 서초구뿐이다.
매물도 강남권에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6만409건에서 31일 6만6808건으로 10.6% 늘었다. 이 중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941건으로 1488건, 서초구는 7630건에서 8868건으로 1238건 증가했다. 두 지역이 서울 전체 증가분(6399건)의 42.6%를 차지했다. 송파구(749건)를 포함하면 절반을 웃돈다.
호가를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101.52㎡는 지난해 11월 38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30억3000만원 수준의 매물이 나와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상향하고, 주택 수에 따른 차등 세율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는 10억원 한도가 새로 설정됐다. 시가 40억~50억원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강남구 대치·개포동과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 단지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