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매매가가 11억원이던 상가가 최근 경매에서 4억90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런 가격은 부동산 불경기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사진)는 31일 “지금은 2009년 후 17년 만에 찾아온 상가 ‘대할인’ 국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가·토지 투자 전문가인 김 대표는 9월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집코노미 박람회에서 ‘이기는 입지, 상가 고르는 법’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사 점포개발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입지 분석 경험을 쌓은 상권 분석 전문가다.
김 대표는 아파트에 집중되던 투자 수요가 규제가 덜한 상가와 토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거주 요건과 대출, 세금 규제가 겹치며 아파트는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상가와 토지는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적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상가와 토지 물건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28만400여 건으로 2009년(22만4500여 건)을 넘어섰다. 올해는 30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지난 6월 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8268건으로 월 기준 역대 최대였고, 낙찰가율은 51.3%로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김 대표는 실투자금이 적은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일반 매매가가 11억원이던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최근 4억9000만원에 낙찰된 사례를 들었다. 그는 “1금융권에서 4억4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임차인 보증금을 더하면 실투자금은 거의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영업 경기 침체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이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상가 경매 물건 100개 중 95개가량은 활용도가 낮다”며 “유찰이 이어지는 시기에 우량 물건을 선별하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라며 “역 출구, 주요 동선, 배후 가구 수, 학교 유무, 노선의 집객력 등을 분석해 3.3㎡당 적정 임대료를 산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