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9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유전에 대한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9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유전에 대한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협정을 체결했다"고 적었다.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 델시 로드리게스와의 협력 및 민간기업 파트너십을 통해 이같은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일 체포 및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통령이었으나 미국에 협력하면서 현재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래가 "미국 납세자에게 어떠한 비용 부담도 없이 베네수엘라 내 650억 배럴이 넘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다수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역사적인 거래는 미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우리의 석유 공급을 크게 증가시키며, 앞으로 오랫동안 모든 미국인들의 휘발유 가격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의 협상 대상인 17개 유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계약 대상은 오리노코 벨트의 그린필드(미개발 신규 유전)와 마라카이보 호수 지역의 기존 성숙 유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이 확보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이 확보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베네수엘라는 미국 생산업체들에게 해당 유전들을 '리스(임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골드윈 골드윈글로벌스트래티지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정부가 유전 개발에서 리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헌법이 광물·탄화수소 자원을 양도 불가능한 공공 자산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장량 자체의 소유권을 이전하려면 헌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조만간 해당 유전들에 대한 경매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 기업들이 여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