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AFP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AFP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의 연사로 나서 “주요 물가지표가 최고치에서 상당히 하락했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게,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히 써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남은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또 이 연설에서 비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의 사용을 자제하고 단기금리라는 강력한 수단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Fed가 정책금리를 올려서 물가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워시 의장의 연설이 시작되기 전에는 35.7%였으나 연설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57.4%로 급등했다.

예상보다 매파적 발언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시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꾸준히 “선제적인 가이던스 제시를 안 하겠다”고 밝혀온만큼, 이번에도 ‘술에 물 탄듯’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었다. “채권 금리가 오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Fed가 할 일이 많고, 필요하면 Fed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라며 “이것이 확고부동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워쉬는 "제 생각에는 신용 및 대출 시장에서 정책적 제약의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볼 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월가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는 장기금리가 아무리 올라가도 물가 안정이라는 Fed의 책무를 시장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시 연설 직전까지 Fed 내부에선 매파적 발언이 쏟아졌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제프리 슈밋 캔자스시티연은 총재 등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강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달성하기 위한 ‘금리 인상론’에 불을 붙였다.

중도파로 불리던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도 매파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만난 그는 “지속적인 물가 둔화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Fed 인사들이 매파적 목소리를 높인 배경에는 65개월째 2% 목표치를 웃돈 물가가 있다. 지난 26일 공개된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3.3%로 전월과 같았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3%대’ 물가가 지속되는 건 Fed에 부담으로 평가된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Fed가 목표로 하는 2%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해맥 총재가 이날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이 경제에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임금 인상 요구 강화→기업 비용 증가→인플레이션 상승’의 악순환을 우려해서다.

9월 금리 인상 확률 상승

워시 의장은 이날 Fed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하겠다면서 7가지를 자신이 생각하는 원칙으로 꼽았다. 시장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반응함수’를 내놓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선 낡거나 부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해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수립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또 “경제 총공급과 총수요 사이의 현재 및 예상 균형 상태를 평가하는 데 불확실성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 지표만 보고 가볍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 2%라는 Fed의 물가 안정 목표를 실현, 단기금리가 이중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정책 수단”이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또 비전통적인 통화정책들이 우리가 겪어 본 진정한 위기 상황에서는 적합할 수 있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사용을 자제하거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소통에 대한 비판에도 답을 했다. 워시 의장은 “오직 임무 완수만이 중요하다”는 척 예거 장군의 발언을 인용했다. 결과적으로 물가를 잡고 최대 고용을 달성하는 이중 책무를 달성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관심은 9월 15~16일 FOMC에 쏠리고 있다다. 워시 의장 발언 직후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크게 뛰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동결 확률은 27일 64.3%에서 연설 직후 42.6%로 줄었다. 인상 확률은 35.7%에서 57.4%로 뛰었다.

다만 9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9월 FOMC까지 핵심 고용보고서와 8월 물가지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Fed가 9월에는 기다리고 10월이나 12월에 행동할 가능성도 있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전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FOMC 예상 정책금리 수준. 이때까지는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본 시장 참가자가 많았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전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FOMC 예상 정책금리 수준. 이때까지는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본 시장 참가자가 많았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FOMC 예상 정책금리 수준. 인상 쪽에 대한 베팅이 크게 늘어났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FOMC 예상 정책금리 수준. 인상 쪽에 대한 베팅이 크게 늘어났다.
잭슨홀=황정수/워싱턴=이상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