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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광객 몰려오던 '핫플'이었는데…"망한 상권" 상인들 비명 [벼랑 끝 사장님]
"이미 망한 상권에 누가 오겠나"…심각한 이대 앞 상황
업종 제한 완화 3년 후에도 침체
올 상반기 폐업이 인허가보다 많아
"비싼 임대료에 새 점포 정착 불가"
업종 제한 완화 3년 후에도 침체
올 상반기 폐업이 인허가보다 많아
"비싼 임대료에 새 점포 정착 불가"
"이미 망한 상권에 임대료도 높은데 누가 오겠어요. 그 돈이면 차라리 홍대나 연남동으로 가겠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5일 텅 빈 점포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 이대 상권은 대학생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의 대표 상권이었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활기를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과거 중화권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이 '돈이 불어난다'는 의미의 '리파(利發)'와 비슷하다는 속설이 퍼지며 이대가 관광 코스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객이 쇼핑할 의류·화장품 점포 등이 줄면서 그 발길마저 끊겼다.
◇ 1년 만에 폐업 더 많아졌다
2021년 상반기에는 39곳이 순감했고 2022년에도 18곳이 감소했다. 2023~2025년에는 소폭 증가했지만 올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 "규제 풀리자 카페만 늘었다"
이대 일대는 2013년 수립된 신촌지구 일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의류·잡화점과 미용실 등이 권장 업종으로 지정됐다. 권장 업종은 주차장 설치 기준을 완화 받았지만 음식점과 카페 등 다른 용도로 바꾸려면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해 사실상 입점이 제한됐다.
이대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업종 제한이 풀린 뒤에도 상권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느낌은 없다"며 "과거에는 지역에 따라 카페가 들어오지 못했는데 규제가 풀리자 카페가 한꺼번에 늘어 경쟁만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뿐 아니라 예전에 오던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높은 임대료도 신규 점포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음식점주 C씨는 "예전에나 이대 앞이 인기 상권이었지, 지금 이 근방에 올 사람이면 연남동으로 간다"며 "장사는 안 되는데 임대료는 비싸다. 그 돈을 내고 이곳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상가 다 지은 뒤 풀면 뭐 하나"
또 다른 공인중개사 E씨는 "새로운 업종이 들어와 몇 년간 유지돼야 상권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최근에는 점포가 들어와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금방 나간다"며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임대료와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최근 서대문구 상권분석보고서에서 이대 상권에 대해 "주말 유동인구 대비 방문객의 소비 전환율이 미흡하다"며 "공원·보행로 등 보행환경 규모가 작아 일상적 체류 유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