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기자
사진=최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정 운영 전략과 주요 입법과제를 점검하며 이재명 정부 뒷받침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후 인천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진행된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당 운영 방안과 관련해 '뉴 ABC론'을 제안하며 '민생·실용·확장 노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결국은 민생이다. 민생, 민생, 민생"이라며 민생 행보 강화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최근 하락세에 직면한 당 지지율에 대한 분석과 성찰도 이어졌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유권자 지형 분석 및 민주당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윤 대표는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부동산 이슈, 공소취소 발언, 스타벅스 논란 등이 이어지며 보수 결집의 계기를 제공했다"고 짚었다.

여기에 지난 8·17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거진 내홍은 지지율 반등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윤 대표는 또 세대별 유권자 지형 분석도 의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변인은 강연 내용을 언급하며 "수도권에 있어서는 부동산에 의한 표심이 유동성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30세대 지지율과 관련해선 "2030 청년 남성층의 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총선 승리의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청년 세대를 지지층으로 안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는 당 운영 전략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은 정기국회와 연말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도부를 중심으로 민생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전면적 대전환'과 '민생 총력전'이라는 두 가지 기치를 내걸고 정기국회를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과제로는 물가 안정과 부동산 정책, 소상공인 지원, 자본시장 개혁 등을 제시하며 입법 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혁 입법 창출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한성숙 국무총리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입법 방향도 논의했다. 한 총리는 비공개회의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실행체계를 완벽히 구축하고 청와대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범정부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당과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2026.8.27 /사진=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2026.8.27 /사진=뉴스1
한편 민주당은 이날 8·17 전당대회 이후 열흘 만에 열린 워크숍에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발단은 김 대표의 모두발언이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 앞서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전임 지도부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갈등 봉합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약 30분간 새로운 지도부의 당 운영 전략과 관련한 강연을 진행하며 정청래 전 대표를 7번이나 언급했다. 김 대표는 정 전 대표 면전에서 "정 전 대표님은 대표적인 '중도는 없다'론자로 우리 진영이 단결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그에 반해 저나 대통령님도 비슷한 생각일 거라 보는데, 전통적 지지 기반에서 중도·보수로의 확장이 필요하고 불가피하다"며 차이를 부각했다.

아울러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 전 대표와 대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 전 대표와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는 절충하기 어렵다는 잠정적 결론을 서로 내렸다"고 했다.

이후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무례하고 폭력적인 마이크 독재"라며 "의원 워크숍에서 제 실명을 거론하며 김 대표 자신의 논리 전개 도구로 사용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뒤를 자르고 본인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려고 전당대회 경쟁자의 실명을 거명하며 일방 주장한 것은 거의 폭력적"이라고 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전통적 지지층만으론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당의 중심을 세우고 민주개혁세력과 먼저 통합·연대한 뒤 이재명 정부와 함께 일을 잘해 스윙보터(혹은 중도)의 지지를 얻어야 이긴다. 이게 선후의 문제냐"고 했다.

정 전 대표와 함께 전임 지도부에 몸담았던 문정복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경쟁을 했고 한 사람은 낙선하신 분이지 않나. 그렇다면 굳이 그분하고 얘기했던 1~2분의 대화를 끌어다 의제로 삼아서 전 국회의원들이 있는 데서 그 내용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얘기를 해야 했나"라고 했다.

반발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X(엑스·옛 트위터)에서 "정 전 대표님의 말씀과 주장도 존중한다. 방법론 차이에서 기인한 전당대회의 긴장은 건강한 토론으로 함께 이겨내야 한다"며 "비 온 뒤에 굳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토론에도 비판에도 제 귀를 열고, 저와 다른 목소리에 교육과 토론의 마이크를 공평히 제공할 것"이라며 "불편을 드렸다면 이해를 구한다. 제가 제안했던 대로 정 전 대표님과 제가 함께 당원 대상 특강과 토론을 이어가면 좋겠다. 당원을 믿고, 일하며 토론하며 이해하고 위로하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