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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2500억 장기 투자…유망 IP 원석 발굴한다
넥슨표 오픈 생태계 구축 목표
○역량 있는 개발사 발굴
넥슨은 지난 23일 ‘넥슨파트너스’를 설립해 국내 초기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장기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5년간 최대 25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이를 위해 게임 전문 벤처캐피털(VC) 코나벤처파트너스와 손잡고 1200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 ‘코나 글로벌 아이피 투자조합’을 출범했다. 이 펀드에는 문화체육관광부 IP 계정의 모태펀드 600억원이 포함됐다. 나머지는 넥슨이 투자한다. 민간 대형 자본과 정책 자금이 결합된 민관 협력 구조다.투자 대상은 시드부터 시리즈A 단계에 있는 게임 개발사다.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 신규 IP를 비롯해 이용자 확보(UA) 마케팅 기반의 차세대 라이브 서비스 게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혁신 개발사 등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시장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고 유망 IP를 조기에 발견하는 ‘전략적 레이더’로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의 본질은 넥슨의 미래 성장판을 키우는 데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넥슨 관계자는 “차세대 글로벌 흥행작이 될 원석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전수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독립적 IP로 키워내겠다”고 했다.
넥슨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첫 투자 대상을 물색할 예정이다.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게임 스타트업에 대해선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스타트업은 개발 초기 단계를 지나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와 마케팅에 나설 때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대규모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식이다. 중장기적으로 해당 개발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춘 스튜디오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넥슨 입장에선 미래 시장을 함께 개척할 동맹을 확보할 수 있다.
○퍼블리싱 계약 강제 안 해
업계에선 넥슨이 투자 대상 개발사에 퍼블리싱(배급) 계약을 강제하지 않기로 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대형 게임사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땐 ‘게임 개발 후 출시하게 되면 판매·유통·마케팅을 해당 대형 게임사를 통한다’는 식의 계약을 맺는다. 이런 관례를 버리고 ‘오픈 생태계’ 모델을 택한 것은 이례적이다.넥슨 관계자는 “업계 맏형으로서 꽁꽁 얼어붙은 한국 게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취지”라며 “개발사가 독립적인 사업체로 자생할 수 있도록 자체 역량을 키우는 과정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생태계 전반의 기초 체력이 올라가면 넥슨도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시장에서 또 다른 성장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같은 결정은 넥슨의 상생 철학과 맞닿아 있다. 넥슨은 2012~2019년 유망 게임 스타트업을 상대로 사무공간·법률 자문·퍼블리싱 등을 무상 지원하는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를 운영한 바 있다.
김한준 넥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차세대 IP와 독보적인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넥슨의 중요 과제”라며 “발굴된 유망 스타트업과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도록 적극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