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보유 중인 부동산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사옥과 사업장을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하고, 개발 여력이 있는 자산은 가치를 높여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자산 운용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당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대한제당빌딩, 중구 필동 동인빌딩, 강남구 역삼동 프라자빌딩 등 보유 부동산 3곳의 개발 전략과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자산별 시장성과 개발 가능성을 따져 활용 방안을 새로 짜고 전체 부동산 포트폴리오도 재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기업 젠스타메이트에 3개 자산의 개발 전략 수립과 사업성 분석을 의뢰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상 기업도 사옥과 핵심 사업장을 유동화해 본업과 성장 사업으로 자본을 재배치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 과거 부동산 매각이 경영난에 따른 자구책이거나 비핵심 자산 정리에 가깝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판매시설과 하이테크센터 등 전국 11개 사업 거점을 약 5800억원에 사모 리츠에 넘긴 뒤 장기 임차했다. 넷마블은 지난 6월 서울 구로동 지타워를 6977억원에 매각했고, 신한카드도 을지로 파인애비뉴 A동을 MDM자산운용에 8000억원에 넘겼다. 세 건의 유동화 규모만 2조원을 웃돈다.
금융권에서는 자본규제와 산업구조 변화가 부동산 정리를 재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을지로 페럼타워를 6451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잠실빌딩을 삼성FN리츠에 2079억원에 넘겼다. 동양생명과 흥국생명도 지방 지점과 사옥, 연수원 등을 시장에 내놨다. 보험사는 새 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른 자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은행은 모바일뱅킹 확산에 따른 영업점 축소에 맞춰 보유 부동산을 줄이고 있다.
기업의 부동산 재편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주주들의 자본 효율 개선 요구가 맞물려 활용도가 떨어지는 자산을 장기간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김규진 젠스타메이트 R&C사업부장은 “각 자산의 특성과 전체 포트폴리오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 제고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