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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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30대 여성이 보름간 물만 마시는 극단적 단식으로 체중 20㎏을 감량했다가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뇌 질환 진단을 받았다. 단식 기간과 증상 발현 시점이 티아민(비타민 B1) 고갈 주기와 정확히 겹쳤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의학정보 데이터베이스 스탯펄스(StatPearls)에 따르면 티아민 섭취가 제한되면 2주 이내에 체내 비축분이 소진되고, 이후 혈중 농도가 떨어지면서 베르니케 뇌병증이 발현된다. 티아민은 수용성 비타민이어서 저장량 자체가 적다.

세키·세라(Sechi & Serra)의 2007년 연구는 저장분이 약 18일 만에 고갈되며 2~3주 사이 유두체 등 티아민 소모가 많은 뇌 부위에 병변이 생긴다고 기술했다. 티아민은 뇌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꾸는 크렙스 회로와 오탄당 인산 경로의 필수 조효소여서 결핍되면 곧바로 뇌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막는다.

예후는 가볍지 않다. 스탯펄스는 베르니케 뇌병증의 사망률을 17%로, 생존자의 80%가 심한 기억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코르사코프 증후군으로 진행한다고 제시했다. 부검 연구에서 확인된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1~3%인 데 비해 생전 진단 비율은 20% 안팎에 그친다.

국내 학계도 이 질환을 알코올 사용 장애뿐 아니라 자의적 금식, 흡수 장애, 임신 오조 등 장기간 영양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발생하는 신경과적 응급 질환으로 분류했다.

이 경로를 그대로 밟은 사례가 최근 중국에서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난성에 사는 31세 여성 A씨는 15일 연속 물만 섭취한 뒤 걷기가 힘들고 기억력이 떨어져 병원을 찾았다.

키 160㎝에 단식 전 체중이 70㎏이던 A씨는 보름 만에 체중을 50㎏까지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쑨구이팡 정저우대 제1부속병원 신경과 의사는 A씨에게 비타민 B1(티아민) 결핍으로 생기는 베르니케 뇌병증을 진단했다. 쑨 의사는 A씨가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보행 장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쑨 의사는 해당 매체를 통해 "인체가 필수 영양소를 얻으려면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한다. 무리한 식이조절과 단식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면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 위주로 당분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또한, 급격한 감량 과정에서 어지럼증, 눈 움직임 이상, 균형을 잃는 걸음걸이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조기에 티아민을 투여하면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기억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