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넥슨은 개발 자회사인 버튼스에 220억원을 출자했다. ‘프로젝트 에버렛’이라는 신작 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긴급 수혈이었다. 넥슨이 이 회사에 출자한 금액은 총 52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올해 4월 버튼스는 폐업했다. 신작은 출시조차 못 하고 개발 조직은 뿔뿔이 흩어졌다.
독립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는 지난해 9월 신작 ‘가디스오더’를 출시한 뒤 40일 만에 무너졌다. 2021년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4년 가까이 공들인 작품이지만 극심한 자금난을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요즘 게임업계에선 흔한 일”이라고 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게임물 제작업·배급업 등록 업체 223곳 가운데 91곳(41%)은 인허가 후 3년 안에 문을 닫았다. 5년을 버티지 못한 회사는 125개로 전체의 56%에 달했다. 게임 한 편의 평균 개발·서비스 주기가 3~4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업체가 첫 작품을 제대로 시장에 안착시키기도 전에 사라진 셈이다.
게임사들이 폐업으로 내몰리며 한국 게임산업의 개발 역량도 증발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하나가 중단되면 기획자와 아티스트, 서버·클라이언트 개발자가 몇 년간 손발을 맞춰 만든 팀이 해체된다”며 “사실상 한국 게임의 개발 역량이 통째로 사장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게임 업체는 실패한 뒤 남는 자산이 많지 않아 폐업 후엔 재기하기도 어렵다. 개발비의 상당액이 인건비여서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수년간 투입한 비용이 그대로 매몰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