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AI로 누구나 소설 쓴다"…문학상 응모작 2배 폭증 [도쿄나우]
미스터리 60%·라이트노벨 40% 증가
AI 확산에 아마추어 창작 진입장벽 낮아져
AI구별 불가능 심사 현장 불안도 커져
AI 확산에 아마추어 창작 진입장벽 낮아져
AI구별 불가능 심사 현장 불안도 커져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3월 마감한 제14회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는 1012편이 응모했다. 예년 400편 안팎이던 응모작이 갑자기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콘테스트는 생성형 AI 사용 여부를 신고하도록 하지 않아 실제 AI 활용 비중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심사에 참여한 편집자는 자신이 읽은 10여 편 가운데 적어도 2~3편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응모작 급증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카라지마샤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은 전년보다 60% 늘어난 731편이 접수됐다. KADOKAWA의 ‘전격소설대상’은 40% 증가한 5088편, 신초샤의 ‘신초신인상’도 30% 늘어난 3518편을 기록했다.
출판업계에서는 생성형 AI의 발전이 아마추어 창작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만든 소설 등을 판매하는 ‘문학 프리마켓’에도 지난 5월 도쿄 행사에 역대 최대인 1만8000명 이상이 몰렸다. AI를 활용하면 오랜 습작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글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문학상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심사 비용이다. 일본의 신인문학상은 일반적으로 편집자와 평론가 등이 1~3차 심사를 진행한 뒤 유명 작가들이 최종 심사를 맡는다. 초기 심사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경우 작품 한 편당 수천엔의 비용이 들어 응모작이 급증하면 연간 수백만엔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공모 신인문학상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미래의 인기 작가를 발굴하는 핵심 통로다. 하지만 미숙한 AI 생성물이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 심사 시스템 자체가 과부하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하야카와 SF 콘테스트는 다음 회부터 생성형 AI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명시하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복수 작품 투고도 금지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AI 판별 도구를 활용해 심사 초기 단계에서 미숙한 AI 작품을 걸러내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AI 소설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신초신인상을 담당하는 신초샤 측은 AI를 활용한다면 오히려 AI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표현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AI의 문장력이 빠르게 향상하면서 사람이 쓴 작품과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실제 심사 현장에서는 “응모작을 쓴 것이 AI인지 인간인지 판별할 수 있을지 두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출판업계에서는 앞으로 ‘AI 네이티브’ 작가가 늘어나면서 AI가 쓴 소설을 AI가 심사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인 작가를 발굴해온 기존 문학상 시스템이 생성형 AI 확산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