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사진=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14일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논란'에 대해 일본 언론이 '현대판 연좌제'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이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나"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제동원에 관한 역사를 왜곡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 나라가 어디인가"라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은 제대로 했나. 독도를 아직도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언론은 스스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행동한 후 다른 나라를 비판하라"고 했다.

서 교수의 SNS에 따르면 지난 12일 일본 언론 매체 JB프레스는 '왜 한국은 친일파의 자손을 용서하지 않는가'란 칼럼을 소개했다.

칼럼에서는 "한국 연예계에는 오래전부터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있다. 다름 아닌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낙인"이라며 "하씨가 만난 적도 없는 증조부의 과거 행위가 문제 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후지TV 객원 해설위원인 가모시카 히로미 교수 역시 별도 칼럼에서 "한국에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잊지 않는 건 중요하지만 증조부에 대한 의혹을 이유로 광고까지 비공개 처리하는 건 '현대판‘연좌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하영이 증조할아버지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언니까지 4대째 내려온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영은 "제 기억으로는 증조할아버지가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연 분 중 한 분이라고 들었다"며 "증조부께서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했다.

이후 그가 언급한 이력을 토대로 '안상호'가 하영의 증조부로 지목됐다. 안상호는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 안상호가 대표적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친일파 이완용이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습격을 받아 치명상을 입었을 때 "완쾌할 때까지 날마다 찾아와 진료했다"는 기록도 다시 주목받았다.

하영 측은 논란 초기 "증조부가 안상호인 것은 맞지만 친일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기존 입장을 뒤집고 이를 인정했다. 하영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