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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직원 또 이직했네"…마이너스일 줄 알았는데 '반전' [한명현의 오피스로그]
美 헤지펀드 매니저 8693명 분석
잦은 이직자, 평균 2개월 만에 성과 내
잦은 이직자, 평균 2개월 만에 성과 내
15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레베카 케호 미국 코넬대 교수와 F. 스콧 벤틀리 럿거스대 조교수가 미국 헤지펀드 업계에서 이뤄진 인력 이동을 분석한 결과 이직 경험이 많은 펀드매니저일수록 새로운 회사에서 더 빠르게 성과를 냈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2129개 회사에서 근무한 헤지펀드 매니저 8693명의 이직 기록과 월별 펀드 성과를 분석했다. 새로운 회사로 옮긴 뒤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한 것이다.
분석 결과 펀드매니저의 72%는 이직 직후 일시적인 성과 하락을 경험했다. 이전 수준의 성과를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4개월이었다. 새로운 회사의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 인간관계 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이직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이직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달랐다. 네 차례 이상 회사를 옮긴 매니저들은 한두 차례만 이직한 매니저보다 초기 성과 하락 폭이 작았다. 성과 회복 속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이직이 잦았던 매니저들은 평균 2개월 만에 과거의 성과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직 경험이 적은 매니저들은 평균 5개월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가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보다는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직원은 새로운 조직문화를 파악하고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업무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결정하는 조직 내 ‘불문율’도 익혀야 한다. 이직을 반복한 사람은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서 새 환경을 빠르게 파악하는 일종의 ‘적응 역량’을 축적하게 된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특히 조직문화가 뚜렷한 회사일수록 이런 효과가 두드러졌다.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함께 근무한 조직에는 문서로 규정하기 어려운 업무 관행과 암묵적인 규칙이 자리 잡기 쉽다.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적응하기 어렵지만, 여러 조직을 경험한 사람은 새로운 문화와 기대치를 파악하는 데 상대적으로 익숙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경력과 크게 다른 업무 환경으로 옮겼을 때도 잦은 이직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익숙했던 업계나 지역을 벗어나면 인간관계부터 업무 방식까지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데 이전에도 비슷한 변화를 여러 차례 겪었던 사람일수록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이직을 많이 할수록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로운 회사에 충분히 적응한 이후에는 이직이 잦은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 사이에 뚜렷한 성과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이 짧아지는 상황에서 이직 횟수만을 이유로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인재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이나 조직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새로운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직원을 다른 회사로 보내지 않고도 비슷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서 간 협업이나 단기 프로젝트팀, 해외 순환근무 등 서로 다른 업무 환경을 경험하도록 하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낯선 업무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