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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측 "휴전 시작된 적도 없고 연장할 것도 없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아나돌루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미국과 이란 양측이 중재국 파키스탄에 휴전 기간 연장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양측은 지난 6월 60일 휴전을 약속했는데요. 이 기한이 오는 17일, 월요일까지입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고위급 이란 소식통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 휴전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이란 관점에서는 휴전을 시작한 날짜가 없으므로, 연장할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논의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양해각서(MOU)로 복귀해 약속 이행 시기를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이 문제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했는데요.
양측이 지난 6월에 휴전을 약속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죠.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공격 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란 핵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정에 대한 논의도 뒤따를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금방 깨졌습니다. 특히 레바논 문제가 계속 걸림돌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휴전이 끝났다고 밝혔고요. 이란 외무부도 지난달 중순 휴전이 중단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은 일단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위반 사항에 대해 배상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휴전 협정에 만약 이란이 합의했다면, 이는 휴전 협정 기한을 연장함으로써 추가적으로 협의할 시간을 버는 데 동의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미국 측이 실질적으로 핵 프로그램 등에서 더 이상 강한 압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유리하게 활용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렇게 보기는 좀 힘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여러 차례 이 해협이 미국 해군의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이란이 이 해협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청은 여전히 이 수로가 차단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란의 조건이 수용될 때까지는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말만 하고 행동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곳을 지나는 상선들 입장에서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이란이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만으로도 이미 위협이 됩니다. 보험료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가 어렵습니다. 이란이 명시적으로 이 해협을 열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 조건을 분명히 해야 상선들이 안심하고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완전한 거짓은 아닙니다. 미국 해군이 해협에 대한 봉쇄를 시행하면서 이란산 원유가 해상으로 수출될 길은 완전히 막혀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해협의 기뢰를 이미 다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 해군의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해협을 지나갈 수 있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과는 좀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은 원유 가격에도 계속 반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브렌트유1개월 선물은 배럴당 약 88.4달러,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약 82.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는 전장보다 0.4~0.5% 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