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떡볶이, 치킨 등 신메뉴에 이어 이번엔 살얼음이 동동 뜬 초계국수까지 등장했다. 다름아닌 카페 얘기다. 음료나 베이커리 등 커피에 곁들이는 보조 메뉴 판매에서 벗어나 식사형 메뉴를 대폭 강화하는 카페 프랜차이즈들의 행보가 이목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지난 11일 여름 말복 시즌을 맞아 간편식 카테고리 '더벤티네 키친' 신메뉴로 '별미 냉초계국수'를 출시했다. 지난 6월 떡볶이와 소보로밥(주먹밥)을 선보인 데 이어 충남 당진 지역 맛집 '길몽가온'과 협업해 초계 육수와 닭고기를 담은 국수 메뉴까지 내놓은 것이다.

더벤티뿐안이 아니다. 앞서 메가MGC커피가 치킨 브랜드 사세와 손잡고 선보인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은 출시 4주 만에 누적 판매 35만건을 돌파했다. 컴포즈커피가 선보인 '쫄깃 분모자 떡볶이' 역시 출시 2주 만에 14만개 넘게 팔렸다. 겨울철 붕어빵이나 쿠키 수준에 머물던 카페의 간식 메뉴가 분식과 치킨 등 식사형 메뉴로 크게 확장하는 추세다.

주요 카페 브랜드들 역시 샌드위치·파니니 등을 필두로 한 델리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샌드위치 4종과 간편식 5종(볶음밥·저당 떡볶이 등)을 연속으로 내놨다. 투썸플레이스는 삼양식품 '불닭'과 협업한 파니니와 바게트 샌드위치를 출시해 관련 카테고리 매출을 약 40% 끌어올렸다. 팀홀튼도 매장 내 조리 공간인 '팀스키친'을 활용해 '이지밀(Easy Meal)' 공간으로 카페 역할을 정의하고 브리오슈 번 샌드위치와 샐러드, 스프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팀홀튼, ‘크레이버블’ 4종 출시. /사진=BKR
팀홀튼, ‘크레이버블’ 4종 출시. /사진=BKR
이처럼 카페 업계가 앞다퉈 '한 끼 메뉴'를 내놓는 근본적 이유는 음료 중심의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요 브랜드 매장 수가 수천 개 단위로 늘어난 상황에서 아메리카노 등 저마진 음료 판매만으로는 점포당 매출(객단가)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지자, 식사형 메뉴를 결합해 '배달 앱 결합 주문' 및 '방문 객단가 상승'을 도모하는 생존 전략을 펴고 있다.

차별화 전략은 매장 성격에 따라 갈린다. 저가 커피 업계가 떡볶이나 치킨, 국수 등 이색 식사 메뉴로 배달 및 간식 수요를 노린다면 체류형 매장 중심의 주요 카페 브랜드들은 '아침·점심 식사 공간'으로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직장인과 카공족을 타깃으로 세트 메뉴를 강화해 객단가를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구매딥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카페 브랜드의 전체 외식 구매 추정액이 전년 대비 11.4% 늘어난 가운데 식사 대용 성격이 강한 '조리빵' 카테고리의 구매 추정액은 141% 급증하며 푸드 메뉴 성장세를 입증했다.

다만 이 같은 식사형 메뉴 확장이 가맹점의 실질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리 공정이 복잡해짐에 따라 가맹점주 운영 부담이 커지고 레시피 관리 미숙으로 품질이 저하될 경우 브랜드 정체성만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메리카노 한 잔만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시장 구조가 되면서 카페가 식사까지 해결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은 유효하지만, 매장 조리 피로도를 최적화하는 선별적 메뉴 구성이 향후 승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