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온수로 냉각하는 데이터센터 들어선다
차가운 냉각수 대신 섭씨 40도가 넘는 따뜻한 물로 반도체를 식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처음 들어선다.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발열과 전력 소비를 잡기 위해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을 줄이려는 시도다.

AI 인프라 구축기업 엘리스그룹은 엔비디아 차세대 GPU ‘B300’ 2560개를 탑재한 데이터센터(조감도)를 구축한다.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를 컨테이너 형태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형 방식이다. 일부 설비는 이미 제작에 들어갔으며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온수 냉각’이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처럼 차가운 물을 만들어 순환시키는 대신, 40도 이상의 물을 활용해 80도 안팎까지 뜨거워진 GPU의 열을 식힌다. GPU 위에 금속 냉각판을 붙이고 내부로 물을 흘려 열을 직접 빼내는 직접수랭식(DLC) 방식이다.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활용하는 외기 냉각도 함께 적용한다.

엘리스그룹이 이 같은 방식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는 이유는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기존 방식은 GPU를 식힐 차가운 냉각수를 만들기 위해 냉동기를 가동해야 한다. 냉각수 온도를 높이면 이를 위해 사용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효율(PUE)을 1.1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을 서버 등 IT 장비가 쓰는 전력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이다. 고성능 GPU를 수랭식으로 냉각할 때 발생하는 건물 하중 문제도 고하중 모듈형 구조로 해결하도록 설계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온수 냉각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IBM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와 구축한 슈퍼컴퓨터에 최고 60도의 물을 냉각에 활용했다. 레노버도 최고 45도의 냉각수를 사용하는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AI 인프라 경쟁은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식히면서 운영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며 “고성능 GPU에 맞춘 모듈형 AI 데이터센터로 국내 AI 컴퓨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