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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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인표가 연기 인생 34년 만에 첫 연극 무대에 오르며 동료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과 소회를 밝혔다.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 출연 중인 배우 차인표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간 연극 활동 제안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는 차인표는 "연습 기간이 긴 것에 비해 대우는 적고, 대중 연예인으로 출발해 살다 보니 연극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은 있었지만 틀에 박힌 대중 연예인의 삶을 살면서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털어놓았다.

뒤늦게 무대로 향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대중 연예인 활동을 줄이고 나이가 들면서 소설을 쓰는 등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 보니, 한 가지에 안주할 필요가 없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도전이 더 불안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을 했을 때 얻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연극 도전 역시 새 영역으로 가는 것이기에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과의 인연을 전하며 "21살 때 봤던 영화를 보면서 삶에 대한 자극과 질문을 겪었던 기억이 났다. 이제 거의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는데, 20대 초반 키팅 선생의 질문이 인생을 살아가는 질문이었고 그 사람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살고 나서 진정성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늙은 키팅' 차인표의 첫 연극 도전…"젊은 배우들이 날 데뷔시켰다"
'늙은 키팅' 차인표의 첫 연극 도전…"젊은 배우들이 날 데뷔시켰다"
특히 그는 지난 4월 가장 뒤늦게 캐스팅된 후 5월 중순부터 시작된 고된 연습 과정을 회상했다. 차인표는 "서울 외곽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1시간 반, 2시간씩 걸려 일찍 와서 몸을 풀고 연습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며 물을 끼얹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나를 연극배우로 데뷔시켜 준 것은 연습을 함께하고, 지난한 시간을 같이 보낸 젊은 배우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원작 영화 속 로빈 윌리엄스의 키팅과 차인표 표 키팅의 차별점에 대한 시각도 명확히 드러냈다. 차인표는 "영화 속 키팅은 30대 초반으로 설정돼 자기가 믿는 삶을 사는 상태라 맞고 틀림이 확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면 저는 '늙은 키팅'이다. 살아보니까 틀을 부수라는 건 아니지만 '얘들아 다른 틀도 있단다', '여러 선택지가 있으니 다른 선택지도 바라보길 바란다'는 말을 진심을 담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학로 현장에서 느낀 바를 언급하며 "대중 연예인으로서 가진 것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아 한평생을 잘 살았다.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대학로에 와 보니 수많은 젊은이들이 내일 없이 오늘을 불태우며 땀 흘리는 모습을 봤다. 연극하는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기회를 창출해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장편소설 5권을 냈는데 내 소설도 연극의 원작이 되는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인표가 존 찰스 키팅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는 9월 1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