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큐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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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마트 디지털 전환(DX)을 내걸고 벤처투자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던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애즈위메이크가 창업 7년 만에 사실상 해체 위기에 놓였다. 500억원 규모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제출한 재무자료의 진위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자재마트 주문·배송 플랫폼 ‘큐마켓’을 운영하는 애즈위메이크는 지난 3일 큐마켓 앱 운영을 종료했다. 입점 마트와의 정산·계약 처리 상황 및 소비자 피해 여부와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큐마켓 측은 공지를 통해 "큐마켓 서비스 종료와 함께 7월 5주차~8월 1주 정산대금은 모두 꼼꼼하게 정리해 8월 14일에 일괄 입금할 예정"라고 설명했다. 창업자인 손수영 대표는 지난 5일 사임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500억 투자 앞두고 계좌 열어보니…'가짜 장부' 의혹에 발칵 [고은이의 비즈니스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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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위메이크는 2019년 설립돼 동네 식자재마트의 디지털 전환을 표방해온 회사다. 소비자가 인근 마트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하고, 마트에는 재고·주문·배달·정산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조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휴 마트가 1840곳, 누적 거래액이 7368억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누적 연결 매출 270억원과 영업이익 38억원, 별도 매출 180억원과 영업이익 46억원을 냈다고도 했다. 다품종·저마진인 식자재 유통업의 한계를 고수익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사업으로 넘어섰다는 설명이었다.

사태의 발단은 투자를 검토하던 운용사의 재무실사(FDD)였다. 회사가 제시한 자료와 실제 재무 상태 사이에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발견되면서 검증 강도가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은행 잔고증명서상 금액과 실제 계좌 잔액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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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들이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 있는 회계법인에 직접 사실관계를 조회하자, 해당 법인은 그런 형태의 보고서를 발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는 원본 감사보고서의 수치와 내용이 투자자에게 전달되는 중간 단계에서 손질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존 주주들은 긴급 간담회를 연 뒤 후속 투자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별도 실사에 착수했다. 확인 대상에는 감사보고서와 잔고증명서의 진위뿐 아니라 실제 매출과 손익, 기존 투자금의 사용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자자는 손수영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하며 형사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실적은 지난해 매출 300억원, 최대 월 매출 70억원, 영업이익률 40%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과 장보기 커머스는 국내에서 가장 마진이 얇은 영역인데 이 조합 자체가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며 "40%대 이익률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신선식품 배송 사업자 중 흑자를 낸 사례가 손에 꼽히고, 그마저도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문다.

핵심은 매출 인식 방식이다. 플랫폼이 마트의 판매액 전체를 자기 매출로 잡는 총액(gross) 기준과, 수수료만 인식하는 순액(net) 기준은 외형이 열 배 이상 벌어진다. 애즈위메이크는 그동안 홍보 자료에서 제휴 마트 1800여 곳, 반기 거래액 1000억원대, 확보 데이터 13조원 규모 같은 숫자를 앞세워 왔다. 거래액(GMV)과 회계상 매출, 데이터 처리 규모가 뒤섞여 유통되는 동안 이를 구분해 되묻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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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마트를 하나의 소비자 앱에 모아 주문과 배송, 마케팅, 정산을 한 사업자에게 맡기는 ‘공동 플랫폼형 DX’ 사업 모델 자체가 신뢰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큐마켓 사태 이후에는 DX 사업자의 기능보다 돈과 데이터의 안전성이 우선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대금을 누가 보관하고 언제 지급하는지, 사업자가 문을 닫을 경우 주문·회원·상품 데이터를 다른 시스템으로 옮길 수 있는지, 앱과 배달 시스템을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즈위메이크는 의혹이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동대표 체제와 경영정상화위원회를 꾸리고 외부 전문기관의 특별회계실사를 받기로 했다. 과거 재무자료 작성 과정과 주요 자금 흐름, 차입·담보 제공 내역, 자회사 거래, 실제 자산 현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