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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무조건 기어서 다녀라"…부총리는 웃으며 "네"
李 대통령, 국무회의서 재경부 장관에 조언
"세금 만지는 사람 반드시 욕먹게 돼 있어"
李 "무조건 기어서 다녀라" 具 "알겠다" 웃음
"세금 만지는 사람 반드시 욕먹게 돼 있어"
李 "무조건 기어서 다녀라" 具 "알겠다" 웃음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 부총리가 세제 개편안 관련 보완 방침을 밝히자 "재경부 장관님은 그거 아셔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세금 만지는 사람은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며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난 반감을 가지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농담했고, 구 부총리는 웃음을 보이며 "네, 알겠다"고 답했다. 민심을 살피며 신중하게 대응하라는 취지였지만, 세제 개편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와 주무 부처 장관이 웃으며 이를 소재로 농담을 주고받은 것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정책 수정 및 보완 과정과 관련해 '엇박자'가 아닌 민주적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각 부처 간의 의견이 다른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개진하고 또 합리적인 논쟁과 토론을 통해서 수정하고 반영하면서 입장을 조율해 가는 게 민주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다른 입장을 보인 데 대해 "부처 간에 조율되지 않은 의견들이 대외 발표가 됐다, 이거 뭐 엇박자다, 충돌이다, 이런 지적과 비판이 있었다"면서 "원래 각 부처 간의 내부 의견을 다 조율한 다음에 외부에 다 정리된 의견, 확정된 의견만 내고 관철해 가는 게 사실은 과거에 지적받았던 밀실 행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개방된 투명한 행정을 하게 되면 초기 논의 단계부터 의견들을 자유롭게 내고 국민들이 또 의견을 내고 갑론을박하고 논쟁하고 그래서 조정해 가면서 결국은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이 과정이 원래는 가장 민주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처를 따로 두는 이유는 각자가 그 전문성을 가지고 그 분야의 입장들을 내면서 회의나 이런 걸 통해서 조정해 가는 것"이라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정책 결정을 발표한 것과 어떤 안을 발표한 건 다르다. 어떤 안을 발표할 때는 의견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