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여기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가 상승해 민간의 조달 비용이 오르고, 재무부의 장기 국채 신규 발행 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주담대·회사채까지 불똥 튈라…美, 장기국채 금리 방어 총력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일 발표한 ‘국채 발행 계획 분기 보고서’에서 장기 국채 발행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기 국채 발행 축소 계획을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발행 계획에 2024년 이후 쓰던 ‘향후 잠재적 증가(increases)’ 대신 ‘향후 잠재적 변화(changes)’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장기 국채 발행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행량이 감소하면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지난달 말 본격화한 미국 정부의 엔화 시장 개입도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에 따른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는 일본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도 엔화 매수용 실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 중앙은행(Fed)을 통해 달러를 대출해줬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CNBC 등에 출연해 Fed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옹호한 배경에도 국채 금리가 있다.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채권 매도세가 촉발되고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에도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30년 만기 금리는 19년 만의 최고치인 연 5.28%, 10년 만기 금리는 연 4.73%까지 상승했다. 지난주 고용지표 악화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꺾였는데도 7일 기준 30년 만기 금리와 10년 만기 금리는 각각 연 5.19%, 연 4.66%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에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는 연 6%대 후반까지 올라 가계 부담이 커졌다. 회사채 이자 비용도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차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빅테크에도 부담이 된다”고 평가했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차환해야 하는 미국 정부로서도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연간 2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 영향이 크다.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단기 국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금리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장기 국채를 늘려 차환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지표 악화로 한풀 꺾인 금리 급등세도 12일 소비자물가 발표 내용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추가 엔화 시장 개입 또한 변수로 꼽힌다.

뉴욕=황정수 특파원/김동현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