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유채영 기자 (사진 뉴스1)
그래픽 = 유채영 기자 (사진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6%포인트(p) 내린 43.3%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3%로 지난주 대비 2.5%p 올라, 두 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0%p) 밖에서 긍정 평가를 앞섰다.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6%였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 육사 쿠데타 발언 후폭풍에 더해 폭염 및 경제 불안 요인까지 중첩되면서 서울, 보수층,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탈이 확대돼 긍정평가 하락세가 4주 연속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지지도 하락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세제 개편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부의 불평등 완화를 목표로 세제 개편을 추진했으나, 시민들 사이에서 부의 증세에 대한 우려와 보유 부동산의 세금 증가에 관한 직접적인 불만이 발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지지율 이탈이 두드러진 것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국민 자산 형성의 핵심이 돼 있기 때문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5.9%포인트, 대구·경북이 5.5%포인트, 부산·울산·경남이 4.8%포인트 하락했다.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은 법치주의와 사법 절차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으로, 정파적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이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보수층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으며, 정부가 진보적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의 갈등이 심화했다.

지지도 하락의 악화를 초래한 것은 형사소송법 개정 정책 자체만이 아니라,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리더십 부실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5일 법무부 보고를 받으면서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느냐"고 물었고, "금지되지 않았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법안을 본인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하고 서명해 공포했으면서도 법안을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실제 법안을 읽어보지 않았는지 아니면 읽지 않았다고 발언만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런 발언은 대통령의 정책 숙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고, 개혁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문하게 만들면서 국민 신뢰도를 더욱 하락시켰다.

정치 현안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와 경제적 불안정 요인이 중첩되면서 국민 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도 국민들의 생활 만족도를 직접적으로 하락시켰다는 평가다.

고령층은 폭염 피해에 가장 취약하며, 경제 불안정에 따른 실업,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계층이다. 연령별로 70대 이상에서 5.6%포인트, 60대에서 5.3%포인트, 20대에서 2.5%포인트씩 내리며 고령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전반적인 통합과 세대 간 갈등 완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