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가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지만, 국내 초콜릿 가격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원재료 매입과 제품 생산 사이에 ‘시차’가 있는 데다 고환율이 국제 코코아 가격의 하락분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에 따르면 인도분 코코아 선물(9월물)은 지난 6일 기준 t당 57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4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1만2906달러)보다 55.7% 낮다. 저점을 찍었던 지난 4월(3308달러)보다는 올랐지만 1년 전과 비교해 34% 낮은 가격이다.
국내 초콜릿 가격은 코코아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을 당시 인상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2월 가나마일드 70g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2800원에서 3400원으로 21.4% 올렸다. 오리온도 2024년 12월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13종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당시 제과업체는 가격 인상의 이유로 급등한 코코아 가격을 들었다.
원료 조달 구조상 글로벌 선물가격이 하락해도 제품 가격을 곧바로 내리긴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과업체는 통상 수개월 뒤 사용할 카카오매스와 코코아버터, 코코아분말 등을 미리 계약한다. 선물가격은 미래의 수급 전망을 먼저 반영하지만, 공장의 투입 원가는 과거에 체결한 계약 가격인 셈이다. 증권업계는 오는 3분기부터 제과업체의 코코아 투입 원가가 의미 있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원가 하락 폭을 줄이는 요인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코아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어 제품 가격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