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으로 정한 '형소법 개정안' 반대표 던진 곽상언 의원 /사진=연합뉴스
당론으로 정한 '형소법 개정안' 반대표 던진 곽상언 의원 /사진=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검찰 수사권 폐지를 '노무현 정신'과 연결하는 여권 인사들을 향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직격했다.

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금요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1954년 제정 이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는 순간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그 당시 당론과 달리 '반대' 표결했다"며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였고, 국민의 흐느낌과 눈물이 귀에 들리는데 차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차례로 언급한 뒤 "이분들의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 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와 전혀 다르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소위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일부 민생 치안 범죄에 한해, 검찰의 사법적 통제를 받는 전제에서 경찰 수사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사권 조정을 추진했다"며 "심지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전면 폐지하고 경찰에 독자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해 달라는 경찰의 요구를 질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권력을 경계했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경찰 권력의 독주도 분명히 경계했다"며 "독점적 국가권력은 그 자체로 독점적 국가권력의 남용을 배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를 잇겠다고 말하면서 노무현의 말이 아닌 것을 마치 노무현의 말인 것처럼 왜곡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검찰 수사권 남용의 피해자'로만 인식시키고 있고, 실제로 노무현이 추구한 정치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게 국민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정치권을 향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노무현의 정치를 왜곡하지 말아 달라"며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을 그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분'이라고 계속 말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가볍게 소비하면서 정치적으로 소모하는 것"이라며 "정치인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을 정치적 노리개로 쓰는 것이고, 그의 이름을 한낱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은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며 "노무현의 말을 왜곡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도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고 현실적 정치의 토대 위에서 노무현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노무현의 정치를 잇는 것"이라며 "단언컨대 노무현은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국가권력을 비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