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이 기프트를 받아가는 모습. 사진=아르오르뷰티 제공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이 기프트를 받아가는 모습. 사진=아르오르뷰티 제공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문화유산을 넘어 K푸드와 K뷰티 등 국내 소비재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무대로 활용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인류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논의·결정하는 국제 회의로, 올해는 우리나라가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행사장에 마련된 대한민국관에는 행사 기간 약 12만 명이 방문했다. 세계 각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관계자, 일반 관람객이 몰리며 이번 행사의 대표 전시관으로 주목받았다. 대한민국관에서는 한국의 세계유산과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와 함께 식품, 화장품 등 국내 소비재도 선보였다. 국제행사가 외교·문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장을 넘어 개최국의 문화와 산업을 함께 알리는 브랜드 쇼케이스로 활용된 것이다.

국제행사 무대에 설립 초기 브랜드가 이름을 올리며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왔다. 과거 대기업과 국가기관 중심이던 국제행사에 정식 출시도 하지 않은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통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아르오르뷰티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아르오르(AROR)’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세계 각국 대표단 공식 만찬에서 참석자들을 위한 기프트로 제공됐다.

아르오르 제품은 지드래곤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저스피스재단이 유네스코 측에 전달한 세계유산기금 캠페인 선물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오르뷰티를 이끄는 이경원 대표는 외식·식품 분야에서 여러 브랜드를 선보여온 30대 외식 창업가다. 최근엔 사업 영역을 화장품으로 넓혀 한국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스킨케어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방문한 내외빈에게 증정된 ‘아르오르’ 공식 기프트. 사진 제공=아르오르뷰티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방문한 내외빈에게 증정된 ‘아르오르’ 공식 기프트. 사진 제공=아르오르뷰티
제품은 창덕궁 부용정에서 영감을 받은 패키지 디자인과 한국 왕실의 색채를 현대적으로 구현했으며 브랜드 핵심 기술인 ‘트리플 오일 캡슐 포뮬러’를 적용했다. 연꽃 유래 성분과 펩타이드, 엑소좀 등 바이오 액티브 성분을 담아 한국적 요소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아르오르뷰티는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참여를 계기로 해외 유통사와 바이어 등과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와 제품은 올가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프트 선정이 K브랜드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과거 해외 박람회와 전시회가 글로벌 마케팅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세계인이 모이는 국제행사와 문화외교 무대가 새로운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창업 초기 브랜드가 해외 주요 인사들에게 제품과 브랜드 철학을 직접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제행사가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과 처음 만나는 데 필요한 신뢰도와 접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