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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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자 간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재차 급등하자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ETN이 일주일 만에 30% 넘게 뛰어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가 웃었다.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ETN 수익률 상위 10위권 중 7개가 원유 레버리지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N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한다.

수익률 33.83%를 기록한 '메리츠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H)'를 비롯해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B'와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B' 등이 27.29~31.76% 급등했다.

반면 국제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ETN은 급락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2X WTI원유선물 B'와 '하나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B' 등 하락률 상위 6개 상품이 28.0~29.12%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점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두 국가가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며 해협 통과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이란을 대상으로 12일째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6.83달러로 전날보다 3.36% 상승했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지난달 11일(87.71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역시 배럴당 94.07달러로 전장보다 3.36% 올랐다. 브렌트유 역시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해협의 봉쇄가 이어지면 올 4분기 국제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고 내년 평균 가격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라이언 멕케이 TD증권 애널리스트도 22일(현지시간) 미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원유 수송이 계속 최소한으로 유지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제 유가 상승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고 러시아 수출에도 차질이 생긴다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