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파산 위기의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PEF) 규제를 강화하는 이른바 ‘MBK 방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한경 보도(7월 22일자)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부실 경영이 홈플러스 위기를 부른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PEF 규제 입법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위기는 수많은 납품업체 생존과 함께 근로자 1만여 명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여러 건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보면 PEF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감독 강화가 ‘MBK 방지법’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PEF 운용사(GP)에 임직원 보수 내역과 함께 투자기업 재무 상태, 주요 거래 내용 등을 보고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순자산의 400%인 PEF 차입 한도를 200%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는 분위기다.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이 GP 등록을 직권 말소할 수 있도록 한 입법안도 있다.

그렇지만 ‘PEF가 밉다’는 여론에 과도하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을 정부·여당은 새겨야 한다. PEF 규제 강화가 자칫 구조조정 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고, 국내 사모펀드 활동을 위축시켜 외국 자본 배만 불릴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KKR과 TPG, 블랙스톤 등과 같은 해외 PEF는 국내에 GP로 등록하지 않고 대형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사례도 많다. 규제망에서 이들이 빠져나가면 국내 PEF만 역차별받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MBK 잡겠다고 만든 법이 정작 MBK는 못 잡고 애꿎은 국내 PEF만 고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PEF는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한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홈플러스에서 보듯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춘 PEF 대주주가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과도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존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훼손한 경우도 있지만, 이 사례가 전부는 아니다. 필요한 규제를 도입하더라도 국내 PEF만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