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가격 인하 본격화 "내년엔 이 가격 없다"…국산 모듈은 우대
정부가 태양광 발전사업자와 맺는 장기 고정가격 계약의 입찰 상한가격을 1년 전보다 5% 낮췄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발전단가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정책 방향을 본격화한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올해 제1차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공고했다. 총 모집 물량은 1000MW 안팎이다. 입찰 상한가격은 kWh당 147.686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 낮췄다. 국내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LCOE) 하락 추세와 시장 여건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탄소배출이 적은 태양광 모듈에 대한 인센티브는 유지했다. 국산 모듈은 탄소배출이 적은 편이다. 탄소검증 1등급 모듈을 사용하면 kWh당 16원, 2등급은 7원의 우대가격을 적용한다. 1등급 우대가격은 지난해보다 4원 높였다. 이번 공고는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후속 조치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발전단가를 지속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한가격이 사업성을 크게 훼손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평균 계약가격은 2017~2019년 180원 안팎이었지만 2021년에는 130원대로 내려간 적도 있다. 최근에는 다시 150원 안팎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상한가격이 과거 저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이유다.

정부가 앞으로도 입찰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를 장기 계약시장(CFD) 중심으로 개편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물시장은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폐지되고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이 재생에너지 거래의 중심이 된다.

태양광 전기를 사고 싶어하는 수요측 기업에서는 이 같은 제도 개편이 재생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의 장기 계약시장 입찰가격이 재생에너지 거래의 기준가격 역할을 하게 되면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맺는 전력구매계약(PPA) 가격도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기 계약시장과 PPA 시장이 서로 가격 경쟁을 유도하면서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은 낮아지고 보급은 확대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